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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한 허문회 감독, 자충수만 반복

프로야구 롯데 주간 경기 분석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5-04 19:45:4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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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한화전 공동 꼴찌 탈출하려
- 노경은 조기강판 했다 역전 당해
- 매주 야수·포수 마운드 올리는 등
- 다음날 승리 위해 과도한 집착
- 프론트와 소통하며 문제 풀어야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가 모든 팀과 한 차례 이상 맞대결을 벌인 결과 10승 15패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온라인에서는 문책성 허문회 감독 ‘퇴진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선수단을 지휘하는 허문회 감독.
4일 포털사이트에서 ‘허문회’를 검색하면 첫 번째 연관검색어로 ‘허문회 경질’이 제시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보이는 현상이다. 이는 집중적으로 같은 단어를 검색하면 나타나는 결과다. 수년 전부터 누리꾼은 이런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왔다.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정도 비슷하다.

이런 움직임을 의식해서일까. 허 감독은 최근 조급증을 보이며 자충수를 두고 있다. 지난 2일 홈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정규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지만 삼진을 5개나 잡아 내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던 노경은을 4이닝 만에 내리고, 5회에 구승민을 올렸다. 투수 컨디션에 이상도 없었다. 4회초에 3실점을 했지만, 1·2이닝 정도 더 맡겨 승리투수나 퀄리티스타트 조건을 만드는 게 보통이다. 특히 허 감독은 선수를 믿고 경기를 맡기는 편이라 다소 의외였던 조기 강판이었다. 이날 경기를 잡아야만 공동 꼴찌에서 탈출할 수 있어 불펜진을 총동원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는 아쉬웠다. 구승민은 6회에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게 빌미가 돼 역전 2타점을 허용했다.

허 감독은 지난달 25일 kt 위즈와의 경기 9회말 2사 2루 상황에서도 승리에 과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무리 김원중이 kt 백업포수 이홍구를 상대로 1볼 1스트라이크를 던져 조금은 유리한 대결을 하는 중에 자동 고의4구 사인을 냈다. 1·2루를 채워 내야수들이 수비를 편하게 하도록 만들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는 조바심이 느껴지는 선택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벤치의 결정에 평정심이 흔들린 김원중은 볼넷에 이어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전문가는 이런 운영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허 감독은 롯데와 LG 트윈스에서 10시즌 동안 대타요원으로 뛰며 통산 타율 0.269를 남겼다. ‘커리어하이’ 시즌인 1999년에는 78경기에 출전해 190타수 59안타로 타율 0.311을 찍었다. 한 전문가는 “조바심을 내는 사람이었으면 대타로 이런 기록을 남기는 것은 고사하고 10시즌을 뛰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키움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며 감독 수업도 차근차근 받아 온 사람이다. 최근 경기 운영을 보면 ‘이 사람이 왜?’라는 의문이 든다. 쫓기듯 승부에 집착해서 악수를 둔다는 느낌이다”고 분석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야수와 포수를 패전 처리조로 쓰면서 투수를 아끼는 것도 다음 날 승리에 집착하는 한 단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감독은 경기에 이기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만 프로야구 감독은 팬들에게 명승부를 보여줌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도 생각해야 하는데, 잦은 야수 등판은 이런 부분을 간과했다. 프런트에서 감독의 부족한 소통 능력을 지원해야 하는데 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급증까지 겹친 허 감독의 실망스러운 경기 운용에 대한 팬의 분노는 이해 가지만, 그렇다고 144경기 중 25경기만 치른 상황에서 나온 경질론은 과하고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팬들이 바라는 대로 감독을 당장 경질하면 선수단은 붕괴되고, 후임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꼴찌가 확정적일 수도 있다. 다음 시즌이 좋아지길 바라면서 100경기가 넘게 남은 올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셈이다. 시즌을 마치고 잘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되짚는 일도 무의미해진다. 일명 ‘롯데 찐팬’이 가장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결국 위기 극복은 감독의 몫이다. 승리를 향한 조급증을 버리고 프론트와 합리적으로 소통하며, 팬들이 원하는 야구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보여줘야 한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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