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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회 주전야구 고집에…롯데, 올 가을도 구경꾼 신세

트래직넘버 소멸 5강 탈락 확정,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   입력 : 2020-10-22 20:06:0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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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된 주전선수로만 경기 운영
- 줄부상·체력 소진 한계 드러내

가을야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던 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5강 진입에 실패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최종 6위라는 목표를 향해 끝까지 싸워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는 지난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3-11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경기 전까지 5강 탈락 ‘트래직 넘버’ 2를 남겨놨던 롯데는 이날 5위 kt wiz가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2’가 한 번에 사라져 버렸다. 잔여 일정 8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5위에 오를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치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롯데는 올 시즌 승률 5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개막전부터 승리 소식을 전하더니 5연승을 달리며 잠깐이나마 리그 순위 맨 꼭대기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여기에 시즌 중·후반에는 허문회 감독의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 예언으로 잠깐이나마 가을야구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롯데는 대표이사, 단장, 감독이 모두 물갈이된 상황에서 올 시즌을 맞았다. 시카고 컵스 스카우터 출신인 성민규 단장을 선임해 구단 살림을 맡겼고 무명의 선수 출신에 감독 경험도 없던 허문회 감독을 영입했다. 허 감독은 데이터 기반의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으로 롯데가 강팀으로 롱런하도록 만들겠다며 성 단장과 보조를 맞췄다.

하지만 롯데는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 외국인 선발 투수 애드리안 샘슨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친상을 당해 미국에 다녀왔고 2주간 자가격리 영향까지 겹쳐 들쭉날쭉한 피칭을 이어갔다. 여기에 롯데 마운드의 영건 박세웅은 ‘안경 에이스’의 위용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그런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베테랑 타자 민병헌과 안치홍의 부진도 허 감독의 믿음과 다른 결과를 보였다.

문제는 이 같은 부상 선수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샘슨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됐던 노장 장원삼과 송승준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고 이승헌은 타구에 머리를 맞아 4개월 동안 재활을 거쳐야 했다.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거의 전 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야수진을 비롯해 투수진까지 주전으로 제한된 선수로만 시즌을 운영한 결과, 체력이 떨어진 롯데는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한 점 차 경기에서 12승 19패로 승률이 리그 꼴찌다. 전 구단 상대 끝내기 패배를 당한 것도 롯데가 유일하다.

물론 허 감독의 성과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올 시즌 첫 마무리 투수로 전환한 김원중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뒷문 불안을 지웠고 올 시즌 신인 1차 지명자인 투수 최준용의 가능성을 엿봤다. 한동희 역시 수비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보였지만 타격에서 잠재력을 뽐낸 시즌이었다.

최하위 팀 롯데의 올 시즌 우승 기대는 지나친 욕심일지 모른다. 하지만 5강 경쟁력을 갖춘 시즌이었기 때문에 차기 시즌엔 승부수를 던질 만하다. 롯데는 공교롭게도 5강 탈락하는 날 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승엽과 계약하는 깜짝 소식을 전했다. 롯데는 이로써 김진욱, 손성빈까지 1차 지명급 대형 유망주 세 명을 한 번에 영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내년 시즌엔 롯데가 이 같은 전력을 잘 활용해 올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길 부산 갈매기 팬은 기대한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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