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부진 탈출을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를 6번 타순에 배치하는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침체에 빠진 이대호를 중심타선에서 제외하는 목적도 있지만 선수단 전체에 분발을 촉구하는 양상문 감독의 의중이 깔려 있다.
2008년 7월 18일 이후 약 11년만에 4번 타자 자리를 내려 놓은 이대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현재 롯데의 상황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대호의 6번 타순 배치는 최근 안 맞고 있는 방망이와 직결돼 있다. 지난 5월까지 3할3푼을 치던 타율은 10일 오전 기준 2할8푼7리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1할6푼7리에 그치고 있다. 타선의 핵심인 이대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팀 성적 역시 지난주 6연패를 기록했다.
양 감독은 당분간 이대호를 6번 타순에 배치할 생각이다. 이대호는 10일 경기에서도 6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양 감독은 “이대호가 6번으로 옮길 정도의 상황 자체에 대해 나머지 선수들도 함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나름대로 훈련을 비롯해 그 동안 안 했던 부분들을 자기가 하고 있다. 초반에 잘했던 것이 있으니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직 한 경기만을 치렀지만 ‘이대호 6번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9일 NC전에서 선수들은 모처럼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며 6연패를 끊어냈다.
선발 서준원은 5⅓이닝을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도 힘을 냈다. 8회 말에도 롯데 타선은 볼넷 1개, 2루타 2개 포함 3안타를 치며 팀의 4-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승부처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