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아시아 강호 레바논과 맞대결
- 오세근·김종규 돌아와 높이 보강
- 빅맨들 골밑싸움서 승부 갈릴 듯
- 승리땐 남은 경기 상관없이 직행
2002년 10월 14일 부산 사직체육관.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선수들이 부둥켜 얼싸안았다.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서장훈 현주엽 이상민 등 프로 원념멤버로 이뤄진 남자농구 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넘어선 날이었다. NBA 출신 229㎝ 거인 야오밍도 고개를 떨궜다. 남자농구는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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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한국 농구대표팀 선수들이 29일 열리는 FIBA 농구월드컵 예선 2라운드 레바논전에 대비해 훈련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한국 남자농구가 약속의 땅 부산에서 다시 한번 신화 창조에 나선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은 29일 오후 7시30분 사직체육관에서 2019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전을 치른다. 상대는 서아시아의 강호 레바논이다.
2002 아시안게임 이래 16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농구 A매치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중요한 분수령이다. 농구 대표팀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지역예선 1라운드를 거쳐 최종 E·F 두 개 조로 나뉜 2라운드에 올라왔다. 각 조 3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4위를 기록한 두 국가 중 기록이 앞선 팀이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거머쥔다. E조에 속해있는 대표팀은 6개 팀 가운데 3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레바논과 나란히 6승 2패를 기록해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한참 뒤져 있다.
대표팀이 레바논을 잡고 같은 날 E조 1위인 뉴질랜드가 4위 요르단을 꺾으면 한국은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다. 레바논에 지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다음 달 2일 부산에서 맞붙는 요르단을 이겨도 월드컵 진출을 단정할 수 없다. 승리하면 2점을 주고, 패배해도 1점을 주는 독특한 승점 산정 방식 탓이다. 5위에 처져있는 중국이 3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레바논을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레바논전은 김 감독이 대표팀 정식 사령탑으로 맞는 첫 경기이기도 하다. 대표팀 코치이던 그는 지난 9월 허재 감독의 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아왔다. 김 감독은 “두 경기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선수들은 주장 양희종(안양 KGC·194㎝)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지난 23일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레바논에 맞설 비책을 집중 훈련했고, 26일부터는 부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빅맨 라인에 오세근(안양 KGC·200㎝) 김종규(창원 LG·207㎝)가 합류하며 높이를 보강했고, 귀화선수 라건아(울산 현대모비스·199㎝)의 골밑 폭발력은 여전하다. 김선형 두경민 등 경험과 실력을 갖춘 가드진에 베테랑 양희종이 버티는 포워드라인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레바논은 높이와 골밑 싸움이 강점이다. 귀화선수 아터 마족(210㎝)이 경계 대상 1순위다. 마족은 5년 전 국내 프로농구 전주 KCC에서 뛴 적도 있다. 201㎝ 포워드 알리 하이다르도 위협적이다.
한편 2019 농구월드컵은 내년 8월 31일부터 16일간 중국에서 개최된다. 애초 올해 열릴 예정이었지만 2018 FIFA 러시아월드컵과 기간이 겹쳐 내년으로 연기됐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