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네 집에 가서 드러누우려고요.”

원주 DB 이상범 감독이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쟤’는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을 가리킨다. 버튼이 재계약 서류에 사인하지 않으면 못 보낸다는 의미다. 그만큼 버튼에 대한 이 감독의 신뢰는 깊다.

버튼을 앞세운 DB가 이날 서울 SK를 93-90으로 누르고 챔피언 등극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역대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한 경우는 21번 가운데 15번(71.4%)에 달했다. 두 팀은 1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다.

이날 버튼은 38점 14리바운드로 코트를 장악했다. 로드 벤슨(19점 10리바운드)도 SK의 제임스 메이스를 꽁꽁 묶었다. 은퇴를 앞둔 DB의 김주성은 경기 후반 투입돼 6득점에 리바운드 6개를 기록하며 조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는 김선형의 외곽슛과 테리코 화이트의 버저비터 3점 슛을 앞세워 2쿼터를 46-45로 앞섰다. 3쿼터부터 버튼이 폭발했다. 버튼은 세 차례의 위력적인 덩크슛을 포함해 3쿼터에만 20점을 꽂아넣었다.

SK에선 메이스가 살아나기 시작했으나 불붙은 버튼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DB는 75-64로 11점을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4쿼터 들어 SK는 최준용의 3점슛을 시작으로 차곡차곡 추격에 나섰다. 4쿼터 26초를 남기고는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때 SK의 마지막 공격이 실패로 돌아갔다. 버튼은 자유투에 성공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SK에선 화이트(25득점)와 더불어 최준용(13점)과 김선형(11점)이 제 역할을 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