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30)의 잔류를 기대했지만, 황재균은 꿈의 메이저리그(ML) 도전을 택했다. 올 시즌 국내 팬들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을 볼 수 없게 됐다.

　결국 롯데는 FA 시장에서 빈손으로 올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팀에서 뛴 FA는 손도 대지 않았고 유일한 내부 FA 황재균(30)은 놓쳤다. 황재균은 지난 15일 이윤원 롯데 단장(50)을 만나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롯데는 구체적 조건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는데,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4년 총액 최소 70억 원 이상을 보장했다. 80억 원 가까이 이르는 액수로 추정된다. 이제 선택은 단 하나. 이대호(35)를 잡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국제신문 DB

　일본프로야구와 ML를 거친 이대호는 FA 자격으로 새로운 팀을 물색 중이다. 롯데는 황재균을 기다린 것처럼 이대호의 결정 역시 기다리고 있다.

　롯데는 황재균을 보낸 대신 '총알(예산)'은 절약했다. 즉 이대호에게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여력이 생겼다. 이대호는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5년 소프트뱅크에서 연봉 5억엔(약 51억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보너스를 포함해 400만달러(약 47억원)를 챙겼다. 롯데를 포함해 국내 구단이 이 돈을 맞춰주기는 어렵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에게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았다. 투수 브룩스 레일리(29)와 85만달러(약 10억원)에 재계약했고 파커 마켈(27)과 52만5000달러(약 6억2000만원), 타자 앤디 번즈(27)와 65만달러(약 7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모두 202만5000달러(약 23억9000만원)를 썼다.

　게다가 롯데는 이대호에게도 국내 복귀를 고려할 만한 동기가 있다. 미국에서 뛰려면 경쟁을 해야 하며 일본 무대는 이미 우승과 최우수선수까지 싹쓸었던 곳이라 도전할 목표가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이대호가 연봉을 손해보더라도 국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롯데는 오프시즌 동안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다는 팬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이대호를 영입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이대호가 해외 무대 생활을 접을 경우에 롯데에 희망이 생긴다. 이대호는 롯데에서만 11시즌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롯데 통산 타율이 0.309, 225홈런, 809타점이다. 롯데에서 줄곧 4번타자로 활약했다.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할 경우 4번타자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몬티스포츠 관계자는 국내에 복귀할 경우 롯데가 아닌 팀으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1루가 비어있는 곳이 친정팀 롯데 외에는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롯데구단 관계자는 "이대호 계약과 관련해 진전된 사항은 없다. 미국, 일본 구단들의 움직임을 살펴가며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