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전반 6승5무9패 8위 부진

- 잇단 연패에 감독 퇴진 압박 속

- 후반 5연승 등 대반전 5위 마감

- 용병술·수비력 팀 상승 이끌어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강등된 지 한 시즌 만에 곧바로 승격을 노렸던 부산 아이파크의 긴 여정이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부산은 시즌 초반 지지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확 바뀐 모습으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린 끝에 멀어 보이던 클래식 승격을 위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시즌 내내 우세했던 강원과의 단판승부 결과 물러섰지만, 부산의 올 시즌은 내년 시즌 희망을 보기에 충분하다.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3월 26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40경기에서 19승 7무 14패 승점 64점으로 정규리그 5위를 차지했다. 개막전인 안산과의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며 찜찜한 출발을 한 부산은 전반기를 6승 5무 9패 8위로 마쳐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거센 질타를 당했다. 하지만 후반기에서는 13승 2무 4패로 승수는 배로 늘리고 패배는 절반 이하로 줄였다.

연승과 연패를 보더라도 확연하다. 전반기에는 2연승이 두 차례 있었지만 2연패는 3번이나 당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시작과 함께 대전과 경남에 당한 연패 이후로는 연패 없이 2연승 1번과 3연승 2번을 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최고 기록인 5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당연히 순위도 따라서 상승할 수밖에 없다. 부산은 5라운드 6위에 자리 잡아 11라운드까지 유지했다. 잠깐 5위로 올라섰지만 16~23라운드에 8위로 떨어졌다가 급기야 24라운드부터는 끝에서 세 번째인 9위까지 내려앉았다. 7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33라운드에서 부천에 패하며 다시 8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더는 하락은 없었다. 후반기 두 번째 3연승의 시작이 된 3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해 5위로 올라선 뒤 자리를 지켰다. 막판에는 연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 3위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인 4위까지 올라섰다. 부산의 극적인 반등은 '역주행'으로 불리며 화제에 올랐다.

이런 변신의 바탕에는 탄탄한 수비가 있었다. 시즌 동안 52득점 39실점을 기록한 부산은 전반기에는 22득점 24실점으로 실점이 더 많았다. 하지만 7월에 닐손주니어를 1년 만에 다시 불러들이고, 제주에서 임대한 김영신이 가세한 뒤에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닐손주니어는 안정적으로 수비라인을 조율했고, 김영신은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중원을 지휘했다. 후반기 부산은 30득점 15실점으로 수비 조직력이 탄탄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력도 상승했다. 지난 8월 챌린지 리그 월간 최고 승률, 최고 승점 팀으로 선정된 뒤 최영준 감독은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이 붙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나도 몰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의 득점 순위는 전체 챌린지 팀 가운데 5위, 실점도 5위로 정규리그 성적과 같다. 해결사 포프가 18골로 리그 득점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기 막판 좋은 승부를 펼친 데는 최 감독의 용병술도 한몫 톡톡히 했다. 승격 플레이오프 순위 다툼이 치열하던 42라운드 강원과의 경기와 43라운드 부천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홍동현과 임상협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용병술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비록 부산이 갈망하던 클래식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모습을 이어간다면 다음 시즌에는 1년 미뤄둔 승격의 기쁨을 누리리라 기대된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