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6강 PO 좌절로 의심 안해
- 2년 전 강동희 감독 사건 이후
- KBL 재발 방지 노력 무위로
- 작년 연말 기점 다시 고개
국내 프로농구 최다승 2위의 전창진 안양 KGC 감독(전 부산 kt 감독)이 스포츠 도박 배당금을 타내기 위한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농구계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전 감독은 프로농구 2014-2015 정규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3월 사설 스포츠 도박에 소속팀인 kt의 패배에 돈을 걸도록 지인에게 지시한 뒤 후보 선수들을 투입해 일부러 경기에 패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7위였던 kt는 6강 플레이오프(PO) 자력 진출이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 전 감독은 종종 "다음 시즌에 대비하기 위해 백업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후보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도 승부조작 개입을 의심하지 않았다. kt 구단 관계자는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고 백업 선수를 뛰게 하는 납득할 만한 이유도 있어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농구계는 2년 전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을 떠올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시 강 전 감독은 2011년 2~3월 브로커들에게 4700만 원을 받고 후보 선수를 기용해 고의로 패배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에 추징금 4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은 강 전 감독을 영구제명했다.
KBL은 그 이후 승부조작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신고 시스템을 갖추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스타 플레이어 감독에 이어 '명장'으로 불리는 현직 감독의 승부조작 개입 혐의가 알려지자 "다시 한 번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농구팬에게 죄송할 뿐이다. 수사 결과를 신중히 지켜보고 사실로 확인되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되살아난 승부조작의 망령 탓에 모든 스포츠계는 긴장하고 있다. 2011~2013년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축구 야구 배구 농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가 한동안 잠잠한가 싶더니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해 말 남녀 구단 전체에 '승부조작 관련자의 접근을 경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2012년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세력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서 다시 선수에게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농구계도 지난해 12월 현역 선수로부터 불법도박 관련자가 접촉해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국민체육공단에 고발 조치한 바 있다.
2011년에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프로축구에서는 당시 조작에 가담했다가 중국으로 달아난 40대가 지난 3월에야 붙잡혀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