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프로야구가 운명의 8월을 맞았다. 후반기 초반 연패를 거듭하던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해 한숨을 돌렸다.

이제 정규시즌 40경기가 남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우선 전반기 막판 무너졌던 선발진은 부활의 징후가 뚜렷하다. 유먼-옥스프링-장원준-송승준 모두 최근 퀄리티 스타트를 하면서 연패 탈출에 큰 역할을 해냈다.

반면 불펜진은 마무리 김승회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부진하다. 후반기 6패 중 3패가 역전패였다. 특히 중간계투의 핵인 이명우와 김성배의 침체는 심각하다. 지난달 이명우는 평균자책점 6.75에 피안타율 0.351을 기록했다. 김성배는 평균자책점 7.45에 피안타율 0.270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두 선수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것 같다. 거인이 후반기 안정적인 승률을 기록하려면 두 선수가 되살아나야 한다. 최대한 불펜진을 보호하면서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점에 비축했던 힘을 쏟아붓는 전술적 마운드 운용도 필요할 것 같다.

또 하나 걱정거리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1번타자 정훈과 5번타자 박종윤의 페이스 하락이다. 전반기 내내 3할대 방망이를 쳤던 두 선수는 7월 월간 타율이 나란히 2할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두 선수의 부진이 손아섭·히메네스의 부상과 겹치면서 타선의 힘도 떨어졌다. 기대했던 강민호·전준우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인 만큼 두 선수는 하루빨리 슬럼프를 극복해야 한다. 혜성처럼 등장한 하준호가 1번 타순을 메워준 것은 위안거리다.

현재 롯데의 가장 큰 경쟁자는 두산·기아가 아니라 7월 월간승률 1위인 LG이다. 4일간의 휴식을 취한 롯데는 5일 사직구장으로 NC를 불러들여 2연전을 갖고서 삼성(대구) KIA(광주)와 각각 2연전을 치른다. 올해 NC와의 상대 전적은 5승6패로 박빙이다. 삼성과는 3승9패로 절대 열세다. 껄끄러운 상대와의 연이은 대결도 부담스러운데 부산-대구-광주로 이틀에 한 번씩 이동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장거리 원정길은 부담될 수밖에 없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김시진 감독의 지혜를 기대한다.

최효석 부산MBC 야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