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판정 논란 속에서 은메달을 딴 김연아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가운데 23일 현지에서 심판 구성의 문제를 시인하는 '양심선언'을 게재한 외신보도가 있었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져 한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의 양심선언 내막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 않고 있으며, 일부 오역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김연아의 금메달을 확신하는 국민의 심정을 가감없이 반영한 소동이라는 시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판 고위 관계자가 심판 구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이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이탈리아)은 이를 부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22일(한국시각)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피겨 종목 심판 고위 관계자가 "애초부터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유리한 쪽으로 심판 구성이 이뤄져 있었다"며 "이것이 러시아의 힘"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소트니코바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5점을 얻어 합계 224.59점으로 김연아(합계 219.11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도 무산됐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심판 관계자는 "프리스케이팅 채점단의 면면을 따져보면 채점이 왜 편파적일 수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다"며 "기술 점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테크니컬 패널 올가 바라노바는 경기가 끝난 뒤 러시아 피겨 관계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빙상경기연맹 친콴타 회장도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판정은 엄격하고 공정했다"며 "피겨 심판진은 무작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일부 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도록 의도적으로 유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와 친콴타 회장의 상반된 입장이 이번 논란에 더욱 불을 지필 전망이다.

　누리꾼들은 "심판 양심선언, 더 이상 어떻게 숨기려고" "심판 양심선언, 소치 올림픽 정말 수치다" "심판 양심선언, 멋집니다" "심판 양심선언, 부끄럽다 정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짜증나는 러시아의 힘"을 들먹이며 러시아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누리꾼도 있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