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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볼프, 왕베이싱, 위징 |
- 다크호스 위징은 부상탓 올림픽 불참
'빙속 여제' 이상화(25)가 경이적인 질주를 하던 날, 한때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스프린터들은 쓸쓸한 표정으로 여왕의 대관식을 지켜봐야 했다.
이상화가 지난해 네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던 선수는 한때 '빙속 여제'로 불렸던 독일의 예니 볼프(35)와 중국의 왕베이싱(29)이다.
이들은 이상화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당대를 주름잡던 선수들이다.
특히 볼프는 2007∼2009년 세 차례 연달아 여자 500ｍ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전설적인 선수다. 2002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37초22를 찍은 이래 5년간 멈춰 있던 기록을 볼프는 2009년 37초00까지 단축했다. 그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나 500ｍ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도 한 차례 정상에 섰다.
1998-1999시즌부터 16시즌 동안 볼프가 월드컵에서 따낸 500ｍ 금메달은 무려 49개에 이른다. 이상화가 10시즌 동안 따낸 금메달(22개)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그도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2년과 2006년 대회에서 각각 15위와 6위에 그친 뒤 절정의 기량이던 2010 밴쿠버 대회에서는 '무명'의 이상화에게 일격을 맞고 은메달에 그쳤다. 당시 이들의 기록은 불과 0.05초차. 볼프는 마지막이 될 소치올림픽에서 재도전에 나섰지만 세월의 무상함을 곱씹어야 했다.
왕베이싱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역대 월드컵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수확하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00ｍ 은메달만 5개를 수확한 그는 한때 이상화의 최대 맞수로 꼽혔다. 그러나 1차 레이스에서 37초82의 저조한 기록으로 6위에 그친 뒤 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와 한 조에서 같이 레이스를 펼친 끝에 37초86으로 뒷걸음질쳐 7위에 머물렀다.
중국의 또 다른 다크호스 위징(29)은 부상으로 아예 소치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왕베이싱과 위징 역시 어느덧 30대를 바라보고 있는데다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2018 평창올림픽에서 뜻을 이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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