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구원으로 깜짝 기용한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의 용병술에 넥센 히어로즈 중심 타선이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의 2-1, 짜릿한 1점차 승리로 끝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 PO) 4차전의 클라이맥스는 넥센의 8회초 공격이었다.
이택근, 박병호,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넥센 클린업 트리오에 맞서 2-1 간발의 리드를 지키려고 마운드에 오른 것은 두산 에이스 니퍼트였다.
8일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동안 3실점한 니퍼트는 나흘 만에 팀 승리를지키고자 세이브 투수로 나섰다.
전날 3차전에서 4시간 43분 혈투 끝에 귀중한 승리를 따내 기사회생한 두산은 불안한 불펜 사정을 고려해 니퍼트를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패하면 당장 시즌을 접어야 하는 두산이 반드시 써야 할 카드이기도 했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니퍼트가 어제부터 불펜에 대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면서도 "1승 2패로 우리가 뒤지도 있으나 심리적으로 불안하지 않아 니퍼트와 유희관을 오늘 구원으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6회 터진 최재훈의 역전 투런포로 승기를 잡자 결국 니퍼트에게 SOS를 쳤다.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첫 타자 이택근을 풀 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
직구만 6개를 뿌렸으나 마지막 시속 148㎞짜리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다음 타자는 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
대결의 주도권은 박병호가 쥐고 있었으나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이택근에게 볼만 연속 3개를 던질 정도로 니퍼트의 제구는 흔들렸다.
박병호가 타석에서 여유를 지니고 니퍼트를 압박할 차례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1볼에서 2구째 시속 146㎞짜리 직구가 들어오자 방망이를 돌렸다.
결과는 높게 뜬 1루수 플라이였다.
최소 진루타라도 바라던 넥센 벤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니퍼트의 공을 좀 더 지켜본 뒤 실투를 공략했더라면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었기에 넥센에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전날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김민성도 경험이 모자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상황에서 직구(시속 146㎞)가 들어오자 여지없이 방망이를 냈으나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언제 어느 곳에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두산 타선과 달리 넥센은 중심이 막히면 득점에 어려움을 겪는다.
클린업트리오가 니퍼트 공략에 실패하면서 넥센의 추격도 제동이 걸렸다.
넥센은 전날 혈전을 치르고 곧바로 낮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체력을 아껴주고자 간단한 스트레칭만 하고 경기에 나섰다.
힘을 아낀 만큼 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을 보여주기를 바랐으나 이재우, 데릭 핸킨스, 니퍼트가 이어 던진 두산 마운드에 8안타를 뽑아내고도 이를 득점으로 꿰지 못해 전날에 이어 1점차 분패를 곱씹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