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거르면 더 큰 화가 미칠 것입니다."(박병호)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마련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넥센과 두산 선수들은 마치 경기에 임한 듯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2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가져간 박병호는 "처음 맞는 가을 야구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긴장되지만 즐기면서 경기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박병호는 두산의 견제가 심할 텐데 대비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실투나 기회가 오면 과감히 타격할 것"이라며 "내 뒤의 선수들도 강하기 때문에 나를 거르거나 어렵게 한다면 더 큰 화를 부를 것"이라고 답했다.
두산의 주장 홍성흔이 "박병호가 항상 결승타나 결승 홈런을 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박병호는 일단 거르고 5∼7번 타자들과 승부를 겨뤄야 할 것"이라고 얘기하자 박병호는 다시 한번 "나를 거른다면 큰 화가 미칠 것"이라며 진담 반 농담반이 섞인 코멘트를 했다.
올시즌 두산의 에이스로 떠오른 유희관은 "예전부터 박병호는 무섭지 않았다"며"목동에서는 피홈런도 없고,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무섭다"고 큰소리를 쳤다.
두산으로 돌아온 뒤 첫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홍성흔은 "감독님, 코치진과 프런트의 생계가 걸린 한판이라 마지막이라는 간절함이 있다"고 지금 심정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박병호처럼 장타력을 지닌 선수는 없지만 빠른 발이 주 무기기 때문에 상대 실수에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다"며 "나나 오재원, 이종욱, 민병헌 등이 분위기를 잘 타서 상대 사기를 죽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넥센의 주장 이택근은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모든 팀에게 힘 있고 경험 없는 젊은 팀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고 싶다"며 "선수들에게 잘하자, 이기자고 하기보다는 실수를 줄이자고 당부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서로 각오를 들은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빈볼 얘기가 나오자 양팀은 은근히 신경을 곤두세웠다.
넥센과 두산은 지난 5월 두산 윤명준이 넥센 유한준, 김민성에게 연이어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벤치클리어링을 한 적이 있다.
홍성흔은 이택근이 빈볼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넘기자 "빈볼은 나오면 안 된다"고 못박으며 "사인 훔치기나 빈볼 등에 대해 올 시즌 논란이 많았는데 이번 시리즈만큼은 깨끗하게 갈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이택근도 "우리도 깨끗이 경기해 페어플레이를 보여 드리겠다"고 답했다.
포스트시즌 경험 여부의 중요성을 두고도 양팀은 의견이 엇갈렸다.
이택근과 박병호는 먼저 입을 모아 "경험은 없지만, 시즌 때처럼 최대한 긴장하고 집중하면서 경기를 즐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성흔은 "매번 즐기고 편안하게 집중하면서 경기하자고 했는데 한 번도 잘 된 적이 없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죽을 각오를 다해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