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잔디에서 좋은 패싱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최용수 FC서울 감독), "우리는 패스를 통해 경기 운영을 풀어나가는 팀인데 잔디가 정상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비토르 페레이라 알 아흘리 감독)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축구장이 군데군데 구멍이 생긴 잔디 상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여름 혹독한 무더위와 장마 때문에 가뜩이나 잔디의 생육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일정 때문에 잔디가 혹사당하면서 그라운드 상태가 크게 훼손됐다.
18일 FC서울과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라운드 곳곳에 흙이 드러날 정도로 잔디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패스 축구'를 추구하는 두 팀은 경기 내내 불규칙한 바운드로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잔디가 상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7월 동아시안컵이 결정적이 계기가 됐다. 궂은 날씨에 이틀 동안 4경기를 치르면서 잔디 훼손이 심했다.
경기장 잔디 관리의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심하게 상한 부분은 잔디를 떼어다가 이식했지만 무더위와 장마로 뿌리를 쉽게 내리지 못했고, K리그 경기 일정이 이어지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 두 팀의 사령탑은 나란히 잔디 상태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알 아흘리의 페레이라 감독은 "우리는 패스를 통해 경기 운영을 풀어나가는 팀인데 잔디가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토로했다. 홈 팀인 서울의 최용수 감독 역시 좋은 잔디에서 패싱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10월 12일 브라질을 초청해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그라운드 상태가 나쁘면 홍명보호(號)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서울시설관리공단 측도 오는 25일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끝나면 곧바로 잔디 보수작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기후 조건이 좋지 않고 경기 일정이 많은 게 잔디 훼손의 큰 이유였지만 잔디의 품종 선택과 유지 관리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