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중위권 맴돌기 굳어져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11일 수원 블루윙즈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8라운드이자 그룹A(상위 스플릿 1~7위) 두 번째 경기에 2진 선수들을 대거 선발 출전시켰다. 주전은 골키퍼 이범영, 공격수 임상협·한지호 등 3명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수비진 5명은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2년 만에 정규리그 경기를 뛴 선수가 있었고 프로 데뷔전인 선수도 포함됐다.
결과는 부산의 0-1 패배로 끝이 났다. 부산이 이겼다면 리그 7위에서 5위로 올라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부산 사령탑인 윤성효 감독은 이날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FA컵 경기를 위해 2진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15일 전북 현대와의 FA컵 준결승전(부산 홈경기)에 대비해 주전들을 쉬게 했다는 뜻이다. 이는 부산이 올해 FA컵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은 2004년 FA컵 정상에 오른 이후 9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또 부산이 FA컵에 '올인'하는 것은 전력 면에서 올 시즌도 정규리그 우승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이유가 크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올 시즌 K리그 우승팀(예상)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부산을 꼽은 응답자는 3%대에 그쳤다.
부산은 풀리그 마지막 경기인 26라운드에서 포항에 2-1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에 턱걸이 했다. 리그 우승을 노리기에는 포항, 전북, 울산, 서울 등 상위권 팀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규리그보다 단판 승부로 결과가 나오고 홍보 효과가 큰 FA컵 우승에 매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산의 이 같은 행보는 씁쓸한 느낌을 준다. FA컵 우승도 중요하지만, 부산이 해마다 정규리그에서 중위권을 맴도는 현상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이 곧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라며 축구 명가를 자처하는 부산은 역대 K리그에서 4차례 우승했다. 국내 프로축구 출범 이듬해인 1984년이 처음이고, 1997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16년간 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르지 못한 셈이다.
부산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최종 7위였고, 2011년에는 6년 만에 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999년까지는 리그 상위권에 들다가 그 이후로는 중하위권으로 처지는 양상이다. 부산에게 과거 K리그 챔피언의 영광은 점점 잊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