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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기성용에게 면죄부…"'나쁜 선례' 남겼다"

팬들 "정나미 떨어졌다"…축구계 "현실적·합리적 결정"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7-10 13: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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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한국 축구를 조롱한 기성용을 징계하지 않기로 해 팬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협회는 기성용을 징계위원회에 부치지 않고 엄중히 경고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많은 팬은 협회의 이런 결정이 국가대표로서 책임을 방기한 선수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협회를 질타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한국 축구의 이미지 유지나 대표팀의 활동은 일개 경기단체의 사업을넘어 공적인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성용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팀을 실업축구에 빗대고 사령탑이던 최강희 감독을 반말을 써가며 조롱했다.

그는 국가대표로서 활동하는 공적인 영역을 즉흥적인 감정을 분출하는 '놀이터'로 삼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좁게는 국가대표가 한국 축구의 명예를 해치지 말아야 하며 대표팀의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협회 규정을 위반한 소지도 있다.

협회는 기성용을 징계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한국 축구라는 공적 영역의 행정 대리인으로서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게시판에는 이 같은 이유로 분개하는 팬들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강모 씨는 "국가대표 감독을 욕하고 국가 대표팀 분위기를 망쳤는데 어떻게 징계도 없이 넘어갈 수 있느냐"며 "기성용이 국가대표로 뽑히면 국가대표팀이 잘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 모씨는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좋아하던 팬으로서 정나미가 뚝뚝 떨어진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도 경고만 내릴 것이냐"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에서 'idbn****'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팬은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아닌 축구협회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모임이 된다"며 "국가 대표팀의 경기를 보이콧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수 축구팬은 기성용이 대표팀의 주축 선수라는 사실을 들어 실력이 있으면 비행도 면죄부를 받는다는 식의 탄식을 쏟아냈다.

기성용의 아버지가 광주시축구협회장이자 대한축구협회 이사라는 사실을 들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비난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많은 팬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축구계에서는 기성용에 대한 협회의 처분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기성용이 비방글을 올린 곳이 사적 공간이었다는 사실, 기성용이 앞으로 한국 축구 발전에 경기력으로 기여할 선수라는 사실 등이 그 근거였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기성용이 아직 어린 선수이고 한국 축구에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이기에 중징계로 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한 배경을 밝혔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협회가 잘 결정했다"며 "축구가 생긴 이래 베스트 라인업을 둘러싼 불만이나 불평은 항상 있었고 기성용은 페이스북이라는 공간에서 지인들과 나눈 대화가 들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개인적 의견을 사적 공간에서 털어놓은 것에 대해 협회가 나서 징계하는 것이 합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시대가 변하고 문화도 변하고 있으니 협회는 앞으로 그에 걸맞은 지침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도 개인 의견이 의도와는 달리 노출된 것이 문제가 된 사태라며 같은 맥락의 의견을 개진했다.

김 위원은 "기성용이 잘못한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기성용과 그의 부친이 사과했고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상황에서 협회가 징계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대표라는 공인집단의 일원이 균형감을 잃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이 강화되고 그런 행위를 제재하는 규정이 구체적으로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사태의 책임이 국가대표를 소홀히 관리한 협회에 있다고 보고 협회 차원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기성용에게는 따로 경고하기로 했다.

김대길 위원은 기성용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지만 협회 부회장단에서 결정한 '엄중 경고'도 징계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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