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의 '열혈남아' 이상수(23·삼성생명)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2년만의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상수는 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박영숙(25·KRA한국마사회)과 짝을 이뤄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결승에서 일본 선수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수는 취재진과 만나 "아직도 금메달을 땄다는 실감이 안 난다"면서 "시상대에 올라 태극기와 함께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가 가장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상수-박영숙 조는 지난 5월 파리 세계선수권에서는 준결승에서 만리장성을 넘고도 결승에서 북한 선수들에게 패배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한국이 은메달을 캔 것은 2003년 프랑스세계선수권 주세혁(삼성생명) 이후 처음이었다.
한국 탁구에는 경사스러운 은메달이었지만 이상수는 2등에 머물렀다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결승에서 패배하고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잘한 거다'라고 되뇌면서 마음을 추슬렀지만 막상 국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화가 났다"면서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태극기가 제일 위에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고 털어놨다.
'닥공 남매'를 이루는 파트너 박영숙과의 약속도 이번 대회에서 꼭 금메달을 따야했던 또 하나의 이유였다.
박영숙은 4년 전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면 언제나 하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아버지의 사진을 꺼내들어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이상수는 "결승전이 끝나고서야 (박)영숙이 누나 사연을 들었고 파트너로서 너무 미안했다. 누나한테 '기회가 오면 꼭 우승해서 세리머니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두달만에 약속을 지켰다"며 뿌듯해했다.
이로써 이상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2번만에 은메달 하나와 금메달 하나를 연속으로 쓸어담았다. 파죽지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선수권 은메달 획득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한 터라 다음부터는 중국 등 다른 탁구 강국들이 이들을 더 철저하게 분석하고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상수는 "지금까지 준비한 것처럼만 하면 계속 이길 수 있다. 우리가 공격에 확실한 강점이 있다"며 우승 행진을 벌이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신 단식 결과에 관해 말할 때도 특유의 자신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4일 열린 단식 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쉬신에게0-4로 완패했다.
이상수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유리한 상황도 만들었기 때문에 다음에 만나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연이은 메달 소식으로 이상수를 향한 탁구팬들의 기대는 한껏 높아져 부담이 될 법도 하다.
게다가 한국은 최근 치러진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에 머물러 금메달을 향한 탁구팬들의 염원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이상수는 "연습만 착실하게 하면 충분히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서 "선수들 사이에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다. 뭔가 해낼 것 같다"며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번 파란을 일으킬 것을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