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경기. 전북 이동국이 성남 진영으로 건네주려던 공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간 황당한 일이 벌어진 뒤 미안하다는 제스추어를 하고 있다.

　이동국 '황당골' 최은성 '매너골'…"이것이 프로다" 칭찬

　

　프로축구 전북 현대 이동국(34)의 '황당골'과 최은성(42)의 '매너 자책골'에 4일 네티즌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성남의 K리그 클래식 경기. 이날 전북의 2-3으로 패배에는 근래 보기 드문 명장면이 있었다.

　

　전북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2분께 몸싸움 과정에서 성남 선수가 넘어졌다. 성남 골키퍼 전상욱은 공을 밖으로 걷어냈다. 전북이 공을 성남에게 돌려줄 차례. 전북 권경원이 스로인으로 이동국에게 연결했다. 이동국이 손을 들어 전상욱을 가리키며 공을 길게 찼다. 그런데 이동국이 찬 공이 전상욱의 키를 넘어 골대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이동국이 의도치 않게 시즌 10호 골을 기록하며 2-2 동점이 됐다. 축구 규정에 어긋난 행위는 아니지만 부상자가 나왔을 때 두 팀 사이에 암묵적으로 정해진 관례를 어긴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들어간 골을 양팀 합의로 무효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남 선수들이 항의했고, 이동국도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성남의 김태환은 전북의 박희도를 밀쳐 퇴장 당했다.

　

　반전은 그 다음에 이뤄졌다. 성남의 킥오프 이후 공을 잡은 이동국은 골키퍼 최은성에게 공을 보냈고, 최은성이 골대 안으로 밀어 넣는 '매너 자책골'을 기록했다. 최은성의 이 같은 매너 플레이 이면에는 전북 최강희 감독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명장다운 배려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성남 김태환의 퇴장. 결국 김태환만 불이익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골을 넣은 이동국도 황당하겠지만, 최은성의 매너골이 아름다운 반전" "이동국 황당골, 최은성 매너골, 그 뒤엔 최강희 감독의 통 큰 자세"라며 K리그의 명장면에 박수를 보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