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패럴림픽 사격에 출전한 박세균(41)은 결선에서 10번째 총알을 쏘고서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기쁜 마음을 애써 누른 채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장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아직 한 발이 남아 있었다.
박세균은 30일 런던 왕립 포병대대 사격장에서 열린 2012 패럴림픽 사격 남자 P1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승부쏘기'에 해당하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마지막 한 발의 총알을 표적 정중앙에 꽂아 넣고 10.8점을 얻어내면서 우리나라 패럴림픽 선수단에 첫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박세균은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재미있는 사실을 털어놨다.
스스로의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터키 선수가 자신을 맹추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완전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예선에서 566점을 쏘고 3위로 결승에 오른 박세균은 결선 10발 중 첫 2발을 10점 이상씩에 쏘면서 순위를 올려가고 있었다.
이때 코르한 야막(터키) 박세균의 점수 차는 2.4점까지 벌어져 있었다.
점수를 확인한 박세균은 본인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5번째 총알부터 10번째 총알까지 10점 미만의 점수만을 얻었지만 상대와의 점수차가 크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야막의 추격이 무서웠다.
예선에서 566점, 공동 4위로 결선에 올라온 야막은 결선 두번째 총알로 8.6점밖에 얻어내지 못해 최대 위기에 빠졌지만 이후 10점 이상을 꾸준히 쏘면서 박세균을 추격했다.
9번째 총알을 쐈을때 야막의 점수는 654.4점, 박세균(654.9점)과 0.5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박세균이 10번째 총알로 9.8점을 얻어내고 야막이 결선 마지막 총알로 10.3점을얻어내면서 0.5점의 점수차는 순식간에 '동점'으로 바뀌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마지막 총알을 쏜 뒤 거의 우승을 확신하던 박세균은 모니터를 보고 잠시 충격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마지막 슛오프에서 빛을 발했다.
먼저 총소리를 울린 야막은 9.9점을 기록했다.
상대의 총소리를 듣고도 한참을 더 과녁을 노려보던 박세균의 기록은 10.8점.
만점이었다.
이로써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 결정됐다.
박세균은 "솔직히 상대가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마지막 총알을 쏘기 전까지 이 한 발에 1~2등이 바뀐다는 생각에 당황도 하고 긴장도 많이 했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는데 선수단의 다른 동료들도 4년을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잘 나올 것"이라며 "한국이 금메달을 많이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