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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산 남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서보근 감독(가운데)과 예문여고 골프부 선수들이 연습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2001년 창단과 동시에 두각
- 최혜용 프로, 2005년 입학
- 선후배와 각종 대회 휩쓸어
- 서보근 감독·학교 전폭 지원
- 이주미 등 후배들 명성 유지
골프라는 운동이 국내에서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던 1998년 박세리가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는 급속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운동이 됐다. 또 이때부터 박세리의 모습을 보며 골퍼의 꿈을 키운 신지애, 최나연 등 이른바 '박세리 키즈'들이 현재 LPGA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10년 넘게 '제2의 박세리'를 키워내고 있는 학교가 있다. 바로 부산 남구에 위치한 예문여고(교장 최성환)이다.
지난 2001년 3명의 선수로 골프부를 창단한 예문여고는 창단과 동시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창단 첫해 부산방송 아랑배 골프대회에서 단체전 1위를 차지한 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지역에서 열린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부산에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예문여고는 '부산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 등 다른 지역 학교에 비해 선수가 부족했고, 이에 따라 경쟁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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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미 |
그러던 중 2005년 당시 주니어 대표 상비군이던 최혜용(22·LIG 골프)이 신입생으로 들어오면서 예문여고는 전성기를 맞게 된다. 최혜용은 2학년이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유소연, 정재은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고,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최혜용은 국내 무대에서도 팀 동료들과 함께 각종 대회를 휩쓸며 예문여고의 이름을 전국 무대에 알렸다.
최혜용의 졸업으로 침체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던 예문여고는 2008년 김현수(20·건국대)의 입학으로 다시 전국 최강자로 떠올랐다. 김현수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문여고 출신이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것이다. 이 밖에도 김보경(26·던롭), 박유나(25·롯데마트), 김다나(23·우리투자금융) 등 현재 프로 무대를 누비는 예문여고 출신 골퍼는 14명에 달한다.
재학생들의 실력도 선배들 못지않다. 그중에서도 단연 이주미(3학년)가 돋보인다. 이주미는 2학년이던 지난해 용인대총장배대회와 박카스배 등을 제패하며 초고교급 선수로 우뚝 섰고,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마 최강자로 꼽히는 김효주(대원외고)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시 3학년인 정수정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부 리그인 2012 그랜드 점프투어 7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외에도 지난달 끝난 제23회 그린국제배 전국중고골프대회에서 이주미와 함께 단체전 우승을 합작한 김도희(3학년), 백수경(2학년), 최유경(1학년) 등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어 당분간 예문여고는 아마추어 골프 정상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예문여고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골프 명문'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창단 때부터 줄곧 팀을 이끌고 있는 서보근 감독의 공이 컸다. 서 감독은 창원 출신이자 당시 대부분 학교의 스카우트 표적이었던 최혜용과 김현수의 집을 직접 찾아가 부모님을 끈질기게 설득해 데려오는가 하면 중학교 시절 무명에 가까웠던 이주미의 장래성을 높이 사 스카우트한 뒤 정상급 선수로 키워내는 등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다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그 어떤 팀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예문여고 출신 선수 또는 재학생들은 예의가 바르기로 소문나 있다. 학업 성적도 여느 선수들과는 다르게 우수한 편이다. 이 역시 서 감독의 평소 가르침 때문이다. 서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고, 청소년이다. 실력에다 학업과 인성까지 고루 갖춰야 진정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제자들이 잘 따라와 줬고, 훌륭한 모습으로 성장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뛰어난 실력에다 인성까지 갖춘 예문여고의 '제2의 박세리'들이 세계 골프 무대를 평정하는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