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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역도의 간판 장미란이 6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급 용상 3차 시기에서 170kg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아쉬운 듯 바벨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
- "응원해주신 분들 실망 시켜"
- 인터뷰서 참았던 눈물 쏟아
장미란(29·고양시청)이 올림픽 무대와 작별했다. 6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75㎏) 경기는 장미란의 시대가 완전히 저물었음을 알리는 한 판이었다. 그러나 물러나는 그의 뒷모습은 세계 여자역도를 호령했던 전성기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겼다.
■전설로 남다
장미란은 이날 인상 125㎏와 용상 164㎏으로 전성기 합계 326㎏에 훨씬 못 미치는 289㎏을 들어 4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저우루루(합계 333㎏·중국)가 차지했다. 타티아나 카시리나(합계 323㎏·러시아)와 흐리프시메 쿠르슈다(합계 294㎏·아르메니아)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장미란은 인상에서 카시리나(151㎏)와 저우루루(146㎏)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인상 3차 시기에 129㎏에 도전했으나 일어서기도 전에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바벨을 떨어뜨렸다.
인상을 5위로 마친 장미란은 동메달 경쟁에 들어갔다. 용상에 강한 장미란이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170㎏(합계 295㎏)을 들어야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164㎏도 힘겨워하던 장미란에게 무리였다.
비록 4위에 그쳤지만 장미란이 세계 여자 역도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장미란은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5·2006·2007·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연속 제패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우승했다.
■아름다운 퇴장
용상 3차 시기에 실패한 장미란은 올림픽 무대와의 작별하듯 손으로 바벨에 간접 키스를 건넸다. 두 손을 모으고 플랫폼에 꿇어앉아 잠시 기도했다. 그리고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장미란은 공동취재구역에서 한참을 울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와서 나를 응원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 실망을 드렸을 것 같아 염려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세월의 무게와 부상을 안고 나선 마지막 도전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서러운 모습이었으나 기량의 쇠퇴와 기록의 후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표정도 있었다. 장미란은 "역도와 비인기 종목을 앞으로도 계속 사랑해달라"고 당부한 뒤 눈물을 훔치며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새로운 챔피언과 메달리스트들은 경기가 끝난 뒤 장미란에게 다가와 위로했고, 관중은 우레 같은 박수갈채로 '살아있는 전설'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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