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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부산 디자인고 훈련장에서 신도고 펜싱부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도고 펜싱부는 전용 훈련장이 없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전국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2001년 창단해 사브르 육성
- 떠돌이 훈련 어려움 딛고
- 학교·코치·선수 똘똘 뭉쳐
- 체전 단체전 2연패 우뚝
- 정호진 등 국가대표 배출
'미녀 검객' 남현희 등으로 인해 펜싱은 예전에 비해 조금은 익숙해진 스포츠이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펜싱의 종목이나 용어, 경기 방식 등이 생소하기만 하다. 더욱이 부산이 펜싱 종목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거의 없을 정도다. 이 같은 무관심과 척박한 환경, 짧은 역사 속에서도 전국 최강으로 우뚝 선 고교 펜싱부가 있다. 바로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신도고(교장 박호준) 펜싱부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도고 펜싱부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10년과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펜싱 남자 고등부 사브르 단체전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2001년 창단한 신도고 펜싱부는 창단 당시만 해도 지금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부산은 원래 펜싱이 강했지만 에페(전신 찌르기만 가능)와 플뢰레(상체 가운데 몸통 찌르기만 가능) 종목에 국한돼 있었다. 신도고 펜싱부가 창단하기 전까지 상체의 모든 부분을 찌르고 벨 수 있는 사브르 종목의 선수를 육성하는 팀은 부산에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때문에 신도고 펜싱부가 얼마 가지 못하고 해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동의대 펜싱팀 감독을 맡고 있는 이효근 감독이 해운대 양운중학교에 사브르팀을 창단한 뒤 동의대와 신도고에 잇따라 펜싱부를 창단하면서 부산지역에 사브르 종목의 씨앗을 뿌렸다.
신도고는 우여곡절 끝에 팀을 창단하기는 했으나 어려움이 많았다. 지도자를 구하기 어려워 이효근 감독이 대학 선수들과 함께 지도를 해야 했고, 전용 훈련장이 없어 인근 양운중과 동의대, 사직체육관, 디자인고 등을 전전하며 훈련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을 딛고 우수한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면서 신도고는 펜싱 명문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이효근 감독의 '수제자'인 선희성(30) 코치가 부임하면서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신도고는 지난해 열린 8개의 전국대회 가운데 7개 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고등부 사브르 종목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다. 전용 훈련장조차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이룬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특히 현재 국가대표인 정호진(동의대)은 신도고 3학년이던 지난해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고, 신도고 펜싱부 창단 멤버인 김계환(상무)도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동의대 펜싱팀이 전국 최강으로 우뚝 서게 된 데에도 신도고 출신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현재 선수들 가운데에는 김효용(3학년)이 단연 에이스다. 김효용은 올해 열린 중고연맹 회장배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고교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지금의 기량만 유지한다면 국가대표 발탁이 확실시된다. 신장 194㎝로 타고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이권률(3학년)도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다. 이들 외에도 제50회 종별선수권대회 개인전 3위에 오른 김수환 등 2학년 선수들의 기량도 탁월해 당분간 신도고의 전성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희성 코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교육청과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에다 선수들의 열의가 더해지면서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펜싱 선수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