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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아시아드체조체육관에서 여고초 체조부 선수들과 김동환 감독이 훈련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올해 소년체전 2관왕을 차지한 손종혁 선수. 이진우 인턴기자 |
- 1985년 개교와 동시에 창단
- 10여년 전 침체의 길 걷다가
- 모교출신 김동환 감독 부임
- 소년체전 2관왕 손종혁 등
- 학생들 기량 날로 발전 거듭
체조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예전 여홍철이나 이주형 같은 선수는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갖고 있었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양학선이 금메달에 도전하지만 국민들은 4년에 한 번꼴로 잠깐 체조에 대한 관심을 가질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 체육에 있어서도 체조 종목은 늘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30년 가까이 체조부를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가 있다.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여고초등학교(교장 조경애)는 지난 1985년 개교와 동시에 체조부를 창단했다. 지금이야 몇몇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체조라는 운동 경기가 제법 알려졌지만 여고초가 팀을 창단할 당시만 해도 체조에 대한 인식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체조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학생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여고초는 굳건히 체조부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체조 꿈나무를 육성하고 있다. 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여고초 체조팀의 전력은 옛 중앙초(현재 동일중앙초)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소년체전 부산 대표 역시 중앙초의 몫이었다. 그러나 중앙초가 동일초와 통합되는 과정에서 체조부가 해체됐고, 부산 대표 자리는 자연히 여고초로 넘어왔다.
여고초 체조부는 2003년 현재의 김동환(38)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여고초 체조부 창단 멤버로 6학년 때인 1987년 소년체전에서 체조 초등부 단체전 우승을 일구었다. 부산대 체조부 감독으로 소위 잘나가던 김 감독은 모교 체조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을 더는 지켜보지 못하고 모교로 돌아왔다.
체조부 부흥을 꿈꾸던 김 감독은 2006년 자신의 대학 선배이자 옛 중앙초 체조부를 최강으로 이끈 오종환(46·온천초 교사) 씨를 '삼고초려' 끝에 여고초로 모시고 왔다. 김 감독과 오 교사가 힘을 합치면서 체조부는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2009년 당시 6학년이던 김수원, 박영제, 박진수는 전국소년체전과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체조대회, 국민체육진흥공단배 체조대회 등을 휩쓸며 여고초 체조부의 이름을 전국에 떨쳤다.
2010년에는 당시 5학년이던 한우혁이 소년체전 개인종합 2위에 올랐고, 3학년이던 손종혁은 전국꿈나무 체조대회에서 개인종합 1위를 비롯해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해 역시 한우혁의 활약으로 여고초는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포함됐다.
현재 여고초 체조부 선수는 모두 4명이다. 이 가운데 '에이스'는 단연 손종혁(5학년)이다. 3학년 때 이미 전국대회에서 개인종합 1위에 올랐던 손종혁은 올해 소년체전 링과 뜀틀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손종혁은 안마 등 나머지 종목에서도 고른 기량을 갖추고 있어 선배 한우혁과 함께 차세대 체조 국가대표로 성장할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각각 6학년과 4학년인 문성우-종우 형제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다. 일본인 어머니를 둔 두 선수는 어머니의 권유로 체조를 시작했다. 동생인 종우는 3학년 때인 지난해 전국꿈나무체조대회에서 마루 종목 3위에 오르는 등 기량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다른 학교 체육 종목이 대부분 그러하듯 체조 역시 선수 수급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체조를 하면 키가 안 큰다' '체조를 해서는 밥 먹고 살기 힘들다'는 선입견 때문에 대부분 학부모들이 체조라는 운동을 시키기 꺼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체조는 신체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는 운동이어서 오히려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운동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어릴적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체조 예찬론'을 펼쳤다. 김 감독은 또 "선수 수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대학 진학이나 실업팀 입단의 기회는 다른 종목보다 훨씬 많다. 실업팀 선수의 평균 연봉이 6000만~7000만 원에 달한다"면서 "이 같은 장점을 널리 홍보해 체조를 배우고자 하는 꿈나무들이 크게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