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스페인 80년 묵은 한풀이 순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12 09:06:28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스페인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골키퍼에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건네자 폭죽이 터지면서 금빛 색종이가 시상식장 위를 뒤덮기 시작했다.

무려 80년 묵은 스페인의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네덜란드와 연장 후반 11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의 천금과 같은 득점포가 터진 이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감격에 겨워하던 카시야스의 얼굴은 언제 눈물이 고였나 싶을 만큼 밝게 빛나고 있었다.

1930년 시작된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매번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지금까지 4강에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던 스페인의 '큰 경기 징크스'를 확실히 깼다는 자부심에 스페인 선수단은 한 덩어리가 돼서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사실 결승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나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대부분 스페인의 우승을 점쳤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도 물론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골잡이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비야, 플레이메이커인 사비(이상 FC바르셀로나) 등이 포진한 스페인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무적함대'라는 별칭이 딱 어울릴 만큼 막강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번번이 큰 대회에서 예상 밖 패배를 당했던 스페인으로서는 처음 밟은 월드컵 결승이 못내 부담스러웠다. 그동안 숱하게 들어왔지만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잠시 잊고 지냈던 '큰 경기 징크스'가 다시 뇌리를 스쳐가기도 했을 터다.

'점쟁이 문어' 파울이 스페인 우승을 예언했다지만 '축구 황제' 펠레도 덩달아 스페인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도 찜찜했다.

경기 내내 더 많은 공격 점유율을 보이면서도 좀처럼 네덜란드의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하던 스페인은 결국 연장전까지 끌려들어 가야 했다.

시간이 갈수록 다급한 쪽은 스페인이었다. 한 골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큰 연장전이나 실력보다는 운이 따라야 하는 승부차기로 갈수록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었다.

연장 전반을 지나 후반 종료도 채 5분이 남지 않은 상황. 승부차기로 가는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이었다.

연장 후반 11분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의 패스를 받은 이니에스타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네덜란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잡았고 숨을 한 번 고른 이니에스타는 강렬한 오른발 슛으로 80년 한을 날리는 귀중한 득점포를 뽑아냈다.

통산 8번째로 월드컵 우승국 반열에 오르게 된 스페인 선수들은 주전, 비주전 할것 없이 왼쪽 코너로 몰려들어 서로 얼싸안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스페인 소피아 왕비는 VIP석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벤치에서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골을 넣은 뒤 1분이 지나서야 이니에스타는 유니폼 상의를 제대로 입을 만큼 긴 시간 결승골의 감격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평균 골 세리머니 시간은 20초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으니 스페인의 기쁨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만하다.

델 보스케 감독은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그러나 우리 훌륭한 선수들이 문제를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며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결국 한 골을 넣었다. 오늘 우승의 공을 우리 위대한 선수들에게 돌린다"고 말했다.

2008년 유럽선수권과 올해 남아공 월드컵을 연달아 제패한 스페인을 두고 '큰 경기 징크스'를 논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반면 네덜란드 선수들은 이니에스타의 골이 터진 순간부터 패배를 예감한 듯 좀처럼 그라운드에서 일어설 줄 몰랐다.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과 마르턴 스테켈렌뷔르흐(아약스) 골키퍼의 망연자실한 모습은 80년 한을 날린 스페인 선수들과 대비됐다.

로번으로서는 후반 17분께 스페인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날린 왼발슛이 골키퍼 발끝에 맞고 비켜간 장면이 아른거렸을 것같다.

VIP석에서 직접 관전한 빌렘-알렉산데르 왕세자 부부도 아쉬움 속에 선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지만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네덜란드 감독은 시상식에서 목에 걸었던 준우승 메달을 계단을 내려오며 곧바로 목에서 빼낼 만큼 속이 상한 모습이었다.

네덜란드가 다음 월드컵 결승에서는 '3전4기'를 이룰 수 있을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됐다.

연합뉴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8. 8‘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9. 9[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0. 10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