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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축구] 한국축구 쟁쟁한 별들 또 이렇게 지는구나

안정환 이동국 이운재 김남일, 남아공이 사실상 고별 무대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0-06-27 21:47:2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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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정환, 이동국, 김남일, 이운재


역시 흐르는 세월을 막지 못했다. 한때 한국 축구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안정환(34·다롄 스더)과 이동국(31·전북), 이운재(37·수원) 등이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던 다짐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이들에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사실상 마지막 무대였다. 3명 모두 남아공 월드컵에서 뛰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피 말리는 경쟁을 거쳐 최종 23명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거기까지가 이들의 한계였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후배들이 어느새 훌쩍 성장해버려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었다. 주연을 꿈꾸고 남아공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냉정한 현실은 조연 역할을 요구했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선수는 이동국이다. '월드컵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한참이나 어린 후배들과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벌였다. 12년 만에 월드컵 출전 꿈을 이뤘지만 간절하게 바랐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 직전에 입었던 허벅지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1차전 그리스전에 결장한 이동국은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 후반 36분 투입됐지만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리고 우루과이와의 16강전 후반 15분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1-2로 뒤지던 후반 41분 이동국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천금 같은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하늘은 또다시 이동국을 외면했다. 볼이 발끝에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비로 그라운드와 볼이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평생 그 장면은 잊지 못할 것이다.

백전노장 수문장 이운재에게도 남아공 월드컵은 아쉬움의 무대였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네 번째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이운재는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그가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후배 정성룡(25·성남)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벤치만 지켰다. 승부차기라도 했다면 투입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런 기회도 오지 않았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서 3골을 뽑아내며 역대 월드컵 최고 스타로 활약했던 안정환은 단 한 번도 출격 명령을 받지 못했다. 체력적인 한계가 안정환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위협적인 공격력을 무디게 만든 것이 이유였다. 후배 박지성,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자베르 등과 공동 보유 중인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골 기록(3골) 경신도 물 건너 갔다. 이제는 후배들에 의해서 깨지는 것을 지켜봐야 할 신세가 됐다.

이와 함께 '진공 청소기' 김남일(33·톰 톰스크)과 '날쌘돌이' 이영표(33·알 힐랄)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사실상 월드컵에서 퇴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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