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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허정무, 국내 최고 감독으로 우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6-23 06: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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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23일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청용과 기성용 등 선수들을 부둥켜 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함에 따라 허정무(55) 감독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두 번째이지만 당시와 달리 장기 합숙훈련 등 전폭적 지지가 없었고 주최국 이점도 전혀 없는 적지에서 이룬 것이라서 의미가 더 크다.

2002년에는 네덜란드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쾌거가 이뤄졌지만 이번 월드컵은 한국인 사령탑이 이룬 거사라는 점도 부각된다.

허정무 감독은 국내 축구 감독으로서 사상 최고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그의 별명은 고집불통 성격을 잘 말해주는 `진돗개'다.

40대 초반에 처음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던 1998∼2000년에는 선수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지닌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로 통했다.

허 감독은 2007년 12월 대표팀을 다시 맡았을 때만 해도 일방통행을 일삼는다는비판이 있었으나 다시 없을 기회를 만났고 연륜도 쌓인 듯 상당히 합리적인 지도자로 변신했다는 게 축구계 안팎의 얘기다.

그는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자율과 화합을 점차 강조하기 시작했고 이는 한국의 7차례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보이지 않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대형스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주장으로 구심점을 삼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자발적 헌신과 열정을 끌어냈다.

허 감독은 월드컵 최종명단 확정을 앞두고 소수 선수를 탈락시키는 칼자루를 쥔입장에서도 선수들을 다독이는 게 자신의 역할임을 알고 중대 고비를 심각한 갈등 없이 넘겨냈다.

국민스타 출신으로서 `그따위로 해서 태극마크를 달겠느냐'는 말을 일삼던 권위주의를 버리고 경쟁을 치르는 선수들의 어깨를 보듬을 수 있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했던 것이다.

선수, 트레이너, 코치, 감독으로 잇따라 월드컵을 치러내면서 대표팀의 산과 나무를 모두 볼 수 있었던 것이 결국에는 이 같은 외유내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관측도 있다.

허 감독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 출전했고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대표팀 트레이너로 동참했으며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코치를 맡았다.

전술적으로 보면 허 감독은 견고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펼치는 한국 축구의 색깔을 정립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허 감독은 바둑 아마 4단의 고수로서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는 전법을 그라운드에서도 신조로 삼는다고 밝힌 바 있다.

내 돌을 먼저 살리고 나서 상대의 돌을 잡으러 간다는 뜻으로 수비를 굳건히 하고 기회가 생길 때 한방의 결정력으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태도로 본선에서도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제외하면 그런대로 효율적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감독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필생의 업적이 될 이번 월드컵에서 그의 리더십이 얼마나 더 많은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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