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6년 수영만에 건립…20년된 부산요트학교 거쳐간 동호인 1만명
- 천차만별 요트값…교육용 20대 그쳐 500명 정도만 즐겨
- 대여용 배 늘리고 마리나 시설 확충 시급
- 광안리 부산항계 제외…해양레포츠 족쇄 풀려
바다가 해답이다. 그리고 핵심은 요트다.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해변을 끼고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세계 3대 미항과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바다가 아니라 육지만 바라봤다. 21세기 들면서 시선의 방향이 변하고 있다. 미련스럽게 고집하던 육지에서 바다로 사고를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개발시대의 바다는 항구가 중심이었다. 그렇지만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산업개발시대의 막이 내리면서 바다는 레저와 스포츠를 즐길 수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변신했다.
■한국 요트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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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트가 해양 레저와 스포츠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수영만 마리나의 재개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수영만 마리나에 요트가 계류중인 모습. 곽재훈 기자 |
부산은 한국 요트의 성지이다. 대한요트협회가 만들어지기 전에 먼저 부산요트협회가 세워졌고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리나시설이 1986년 수영만에 만들어졌다. 여기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경기를 모두 치렀다.
그렇다면 요트는 고급 스포츠일까? 결코 아니다.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즐길 수도 있다. 부산요트협회가 만든 요트학교를 통해 가장 쉽게 요트에 입문할 수있다. 부산요트학교는 1989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올해로 20년을 맞은 요트학교를 거쳐간 동호인들은 줄잡아 1만 여명에 이른다. 지금은 전국에 15곳의 요트학교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최근 2~3년 사이에 생겼다. 그 전에는 전국의 요트 동호인들이 모두 부산요트학교를 거쳤다.
요트학교는 초·중·고급으로 나뉘어 주중과 주말에 교실을 열고 있다. 비용을 따지면 초급은 6만 원, 중·고급은 10만 원이다. 이곳에서 요트의 기본 이론을 배운 뒤 곧바로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실습한다. 최근 해양 레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요트학교 수료생들도 해마다 증가추세다. 2007년 980명이었고 지난해 1293명, 올해는 1672명이 요트학교를 나왔다. 특히 부산요트학교는 국제세일링 스쿨협회에 가입돼 있으며 이수자들에게는 국제 세일링 로그북이 발행된다. 이것은 전세계 요트 동호인들 사이에서 여권으로 통하며 외국에 나가서 요트를 빌릴 때 사용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좋다. 이후가 문제다. 요트를 배운 동호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아직 열악하다. 한마디로 요트가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요트 학교를 수료했지만 실제로 활발하게 즐기는 동호인들은 윈드서핑을 합쳐서 500명 수준이다.
요트를 타려면 자기 배를 가지고 있거나 배가 있는 동호인 클럽에 가입해야 한다. 또 요트협회의 배를 빌릴 수도 있다.
모든 방법이 만만찮다. 초보자가 곧바로 배를 구입하는 것은 무리다. 요트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타는 딩기요트의 1~2인승 레이저 피코의 경우 가격이 590만 원 수준이다. 또 요트 클럽은 현재 6개가 활동 중이지만 그리 많지 않아 초보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가장 만만한 것이 요트협회의 배를 빌려서 타는 것이지만 배가 모자란다. 부산요트협회가 가진 배는 교육용 20대와 크루즈 1대가 전부다. 모두 요트학교 교육을 위해 사용돼 실제 대여가 힘들다. 요트 활성화를 위해 대여용 배를 더 많이 마련해서 동호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이는 지난해 8월 문을 연 진해 해양레포츠스쿨과 비교된다. 진해시가 37억 원을 들여 운영하는 해양레포츠스쿨은 시설, 장비, 운영면에서 전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곳에는 딩기 요트만 30대가 있다. 교육용으로도 사용하고 일부는 동호인들에게 대여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요트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동호인들을 늘리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해양 레저산업의 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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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저와 스포츠를 겸할 수있는 크루즈. 돛과 엔진으로 움직이며 주거 시설을 갖추고 있다. |
지난 20년 동안 요트는 단순히 스포츠로만 인식됐다. 그러나 요트는 해양 레저산업의 총아다. 요트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어느정도 해방된 소득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인기가 높다. 돈을 많이 쓴다는 뜻이다. 먼저 요트가 활성화되면 당연히 배를 구입하는 동호인들이 증가하게 된다. 요트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딩기요트의 경우 레이저 피코는 590만 원인데 비해 엔진이 달린 크루즈는 최하 1000만 원부터 수십 억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문제는 세계 최고 선박 제조국인 국내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요트를 대부분 수입한다는 것. 우리나라도 기술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부산컵 세계여자매치레이스에 사용되는 길이 10m짜리 요트 6척을 모두 국내 기술로 만들었다. 세계여자매치레이스는 국제대회 최고 수준의 경기다. 또 최근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의 광동 FRP 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쌍동형 세일링 요트도 선을 보였다. 이처럼 배를 만들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배를 구입하겠다는 수요가 없다. 이 때문에 당연히 생산도 하지 않아 대부분의 요트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서 만든 저렴한 요트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요트 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키려면 마리나 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국내 대표 마리나격인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448척(육상 155, 해상 293)을 계류시킬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뿐이다. 그 넓은 곳에 배를 댈 계류장 밖에 없고 식당이나 숙박 등 부대 시설은 전무한 상황이다. 1986년 준공한 뒤 23년 동안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거의 방치돼 있었다. 때마침 수영만요트경기장을 재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 지난 17일 부산시의회에서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제안사업 동의안' 심사가 열렸다. 계류 능력을 현재보다 늘리고 요트 수리소, 전시관 뿐만 아니라 마리나 호텔과 컨벤션 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이 포함됐지만 시 의회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시는 사업 내용을 보완한 뒤 다시 동의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높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시행된 '마리나 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에 따르면 마리나에는 기본적인 기능 시설 외에 체육, 숙박, 쇼핑센터 등의 서비스 편의 시설 설치 등도 가능하게 됐다. 마리나를 적극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또 남천항~광안리해수욕장~동백섬 주변 해역 등 광안리 앞바다 3.4㎢이 부산항 항계에서 제외돼 오랫동안 해양레포츠 활동의 발목을 잡았던 제약도 없어졌다.
뿐만 아니다. 늦었지만 부산시도 해양 레포츠 산업에 관심을 갖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 광안리해수욕장에 윈드서핑 등 장비를 보관하고 탈의실과 샤워실 등을 갖춘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낙동강을 활용한 레저 시설 확충에도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고 요트를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도 유치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작게는 해양 레저 스포츠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크게 보면 황금알을 낳는 미래형 산업 발전의 기틀을 닦는 것이 된다.
# 요트
- 돛·바람이 동력인 세일링 요트
- 크루즈·딩기·윈드서핑로 분류
요트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비키니 입은 팔등신 미녀와 갑판에서 분위기 잡고 술 마시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연상되지 않을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이런 모습들이 자꾸 노출되면서 요트 이미지가 왜곡되고 있다.
요트는 크게 돛과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세일링 요트(sailing yacht)와 엔진으로 움직이는 동력 요트(motor yacht)로 나뉜다. 엄밀하게 요트라고 하면 세일링 요트를 말한다. 동력 요트는 선실과 주거시설을 갖추고 레저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연료비 등 유지비가 많이들고 스포츠용이 아니기 때문에 요트로 분류하지 않는다.
세일링 요트도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대형 세일링 요트인 크루즈와 소형 세일링 요트인 딩기, 윈드서핑 등이다. 이중 딩기는 1~2인용으로 작고 가볍다. 또 구조가 간단하고 돛과 바람에만 의존하는 완전 무동력이다. 연안 스포츠용인 딩기는 흔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는 요트를 말한다. 크루즈는 먼바다로 나갈 수 있는 세일링용이다. 레저와 스포츠용으로 모두 가능하며 선실과 주거시설도 갖추고 있다. 크루즈는 돛과 함께 엔진을 갖추고 있다. 엔진은 바람이 없을 때 주로 사용한다. 외국 영화에서 가족들이 함께 요트로 여행다닐 때 타고 다니는 배를 떠올리면 된다. 실제 유럽 등에서는 가족들이 주말에 크루즈를 이용해 여행을 많이 한다. 그리고 윈드서핑 역시 돛과 바람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크게 요트에 속하고 실제 대회에서도 요트 종목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