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손민한(34)의 올해 행적을 보면 한편의 미스터리극을 연상케 한다.
그 절정이 27일이다. 손민한은 이날 경기도 이천 베이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2군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3월 29일 삼성과 시범경기에서 딱 한 번 3이닝을 던진 이후로 모습을 감췄던 손민한이 오랜만에 공식 경기에 나섰다. 당연히 팀과 팬,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손민한은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투구수 12개. 뜬공 2개와 땅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최고 구속은 121㎞였고 나머지는 대부분 110㎞대였다. 손민한은 설렁설렁 던졌다. 한마디로 말하면 캐치볼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다. 여기까지는 평범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일부 언론에서 손민한이 마운드를 내려온 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손민한은 컨디션 난조가 아니라 어깨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팀이 발칵 뒤집혔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날 사직 LG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들과 만나 손민한 문제를 먼저 꺼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것과 손민한이 팀에 보고한 것과 정반대다. 통증은 없다고 밝혔다. 전력투구는 하지 않았다. 그럴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어 "부상 우려 때문에 첫 등판에서 전력투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 번은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2군으로 보냈다. 통증이 있거나 통증을 걱정해 전력투구를 못하면 1군으로 올라오지 못한다"고 단정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9일 다시 손민한을 등판시켜 20개 정도를 던지게 한 다음 31일 히어로즈전에 내보낸 뒤 1군 복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뭘까.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진짜 아픈 걸까, 아니면 팀에 보고한대로 통증이 없는 것일까. 손민한과 통화한 이진오 수석 트레이너는 "통증이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확한 몸 상태는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안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지난달 23일 SK전에서 광대뼈 골절의 대형 부상을 입었던 주장 조성환도 이날 2군 경기에 2루수 겸 3번 타자로 출전했다. 세 번 타석에 들어서 중견수 뜬공, 유격수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경기 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빠르면 주말께 조성환을 1군 경기에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