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 투수 고효준이 화제다. 고효준은 지난 2002년 세광고를 졸업하고 2차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2002년 한 시즌만 롯데에서 뛰고 곧바로 방출됐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구단은 당시 고효준의 심장이 좋지 않아 내보냈다고 했다.
가만히 살펴보면 고효준이 방출된 시기는 롯데의 10대 사령탑인 백인천 감독이 있을 때다. 지금도 백 감독 이야기는 롯데에 전설처럼 남아 있다.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백 감독은 2002년 6월 21일 전임 우용득 감독 해임과 동시에 새로운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당시 롯데는 팀 재건을 위해 백 감독에게 거의 전권을 주다시피 했다.
일본프로야구 타격왕 출신인 백 감독은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야구를 추구했다. 발 빠르고 잘 갖다맞히는 타자들을 선호했고 SK 김성근 감독 못지않게 훈련도 많이 시켰다. 또 워낙 거물 출신이다 보니 자신의 눈에 차지 않으면 '선수도 아니다'고 직설적인 혹평을 하기도 했다.
백 감독은 취임 한 달 만에 SK와 전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조경환과 외국인 선수 매기를 보내고 윤재국, 박남섭, 에르난데스를 받았다. 이 트레이드가 백 감독 시절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남았다. 바로 조경환을 보냈기 때문이다. 조경환은 당시 차기 롯데의 주장으로 유력하던 팀의 주축이었다. 백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고 내보냈다.
그 후에도 백 감독은 꾸준히 선수를 보내고 데려왔다. 2003년 8월 6일 물러날 때까지 1년 조금 넘는 기간 7차례나 트레이드를 했다.
이뿐 아니다.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에이스 손민한이었다.
또 상대적으로 체격이 큰 이대호에게는 살을 뺄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방법이 좀 남달랐다. 사직구장 스탠드를 오리걸음으로 오르내리게 했다. 오리걸음 후유증이었는지 단정할 수 없지만 이대호는 2002년 10월 무릎 연골 파열로 수술을 받았다. 결국 1년여 동안 백 감독은 많은 것을 남겨두고 롯데를 떠났다.
하나 덧붙이자. 최근 롯데에서 트레이드된 두산 최준석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롯데 팬들은 최준석을 보낸 것에 대해 섭섭해 하고 있다. 그런데 내막을 보면 사정은 조금 다르다. 2006년 최준석을 트레이드했던 강병철 감독은 최준석을 많이 아꼈다. 호주 골드코스트 스프링 캠프에서는 이대호와 강민호, 최준석을 따로 불러 개인 훈련까지 시킬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 최준석이 뛸 포지션이 없었다. 원래 포지션인 포수는 후배 강민호가 꿰찼고 1루는 이대호 차지였다. 최준석의 트레이드에는 구단의 실질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보낸 측면도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