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은 도하에도 분다".

도하 아시안게임에 배드민턴 심판으로 참가하기 전 카타르에 한인이 적다는 것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국제대회에서는 동포의 열띤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지만 도하에서는 그렇지 못해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기우였다.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아스파이어 돔에는 한인 응원단은 없지만 열성적인 '한국 응원단'은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배드민턴이 국기인 국가의 응원단들에게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은 자국 선수들 이상으로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자국의 경기가 없어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해 우리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배드민턴 경기장이 있는 '아스파이어 돔의 망신'이야기도 흥미거리다.

세계 최대의 돔 경기장으로 대회전부터 도하 조직위가 홍보에 열을 올렸던 이 경기장이 비가 줄줄 샜다.

지난 2일 도하에 비가 오락가락하자 3곳의 배드민턴 코트 중 한 곳에서 비가 새 조직위가 긴급 보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팀도 이날 오후 1시에 단체전이 예정돼 있었지만 모든 경기가 전면 연기돼 오후 6시가 되어서야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속빈 강정이라는 말이 딱 맞는 모습이었다.

조직위의 미흡한 대회운영도 각국 선수단들 사이에 말이 많다. 카타르에서 배드민턴 국제경기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연히 카타르 배드민턴 협회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독 다른 대회에 비해 각국 선수단의 이의 제기가 많다. B급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비가 새거나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등의 외적인 문제는 모든 국가에 공통된 상황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아니지만 한국 임원들은 주전들의 부상이 심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혼합복식에서 세계 정상을 다투는 이재진(밀양시청)이 대회전 허리 부상을 당해 치료를 병행하면서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파트너인 이효정(삼성전기)도 지난 코리아오픈에서 다친 허리가 아직 정상이 아니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들이 모이면 이들 때문에 걱정이 많지만 우리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국제대회에서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해 왔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려 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