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삼성과 대만 라뉴와의 경기에 앞서 식전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 선동렬 감독의 표정이 패배를 예감한 듯 우울하다. 연합

삼성이 코나미컵에서 대만 라뉴에 패해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삼성 수비야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에서 투타 모두 열세를 보이며 라뉴에 2-3으로 역전패했다.이로써 삼성은 1승2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해 지난해 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를 3위로 쓸쓸하게 마감했다.

삼성은 4회 1사 2루에서 양준혁의 투런포로 앞서나갔지만 곧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무사 2, 3루의 위기를 허용했고 주포 첸진펑에게 2타점짜리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6회에도 임창용이 린지셩에게 역전 솔로포를 얻어맞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3전 전패로 탈락한 중국과 함께 상금 1000만 엔(8000만 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삼성은 수비를 우선으로 하는 '반쪽짜리 야구'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삼성의 '야구 공식'은 뻔하다. 중반까지 앞서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권오준-오승환 계투조를 투입해 철저한 수비야구를 펼친다. 그러나 이 공식은 타격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1차전 니혼햄전 단 3안타, 3차전 라뉴전 6안타 등의 빈공으로는 무용지물의 공식이다.

선 감독은 대만의 좌완 선발 우스요우를 겨냥해 양준혁을 3번에서 6번으로 내리고 박진만을 올리는 필승 라인업까지 짰지만 자주 끊기는 공격의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더구나 한방으로 경기흐름을 돌릴 수 있는 슬러거도 없었으며 깜짝 활약을 기대할 히든 카드도 없었다.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대회를 통해서도 삼성의 반쪽짜리 야구는 스포츠의 감동과 의외성을 앗아가면서 '재미없는 야구', 모두가 다 아는 '공식 야구'로 전락했다.

한편 12일 열린 일본 니혼햄과 대만 라뉴와의 결승에서는 니혼햄이 1-0으로 라뉴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지바 롯데 마린스에 이어 일본팀이 2년 연속 이 대회를 제패했고 니혼햄은 우승 상금 5000만엔(4억원), 라뉴는 3000만엔(2억40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