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불꽃 투혼에도 불구, 끝내 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사진은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전을 끝으로 2001시즌을 마감한 롯데 선수단 및 프런트가 경기후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올시즌 롯데는 불운이 꼬리를 물며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먼저 시즌 시작하자마자 좌완 에이스 주형광이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불길한 징조를 보였다. 주형광은 시즌이 종료될까지 1군 마운드에 올라오지 못했고 내년 시즌에도 정상적인 출장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어 시즌 중반에 들어온 문동환마저 부상이 도지면서 1군엔트리에서 탈락, 팀 전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 몇년간 팀 마운드를 지탱해오던 좌·우완 에이스가 한꺼번에 부상으로 빠져 버린 것이다. 또 선발 한축을 담당했던 용병 에밀리아노 기론도 부상으로 시즌 중반 퇴출되는 시련이 연속됐다.

여기에다 1점차 패배가 20게임이나 되는 것에서 보듯 마무리의 부재와 함께 불운이 끊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24일 김명성 감독이 성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와 과로로 급서, 선수단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이후 우용득 감독대행체제로 전열을 재정비한 롯데는 꼴찌에서 맴돌다 한때 4위까지 올라갔으나 결국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 진출 문턱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올시즌 롯데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믿었던 마운드의 붕괴다.

롯데는 팀 방어율 4.68로 올시즌 8개 구단 중 4위를 기록했으나 들쭉날쭉한 투수로테이션과 마무리 난조 등으로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손민한(15승)이 에이스로서 승수를 챙겼으나 중량감이 떨어졌고 마무리 강상수와 박석진도 기대만큼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박지철(13승)의 투혼은 올시즌 가장 큰 소득이었다.

반면 팀 타율(0.280)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8개구단중 최고를 기록하는 성과를 과시했다. 막판 폭력사건으로 퇴장당했지만 ‘부산영웅’ 호세의 파워는 ‘부산갈매기’들을 다시 사직구장으로 끌어들였고 ‘호세 효과’의 최대 수혜자인 조경환도 역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여기에 후반기들어 맹활약한 신예 김주찬(20)의 등장도 청량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한방이 안터져 팀타선이 외형보다 내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 신수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