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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 휴전’ 합의한 미국과 이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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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한 문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협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시한을 88분 남기고 휴전에 들어가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게 됐다.
미국과 이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미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에 임박해 휴전안 수용 사실을 발표하며 극적으로 파국을 피했다. 전쟁 개시 이후 38일 만에 휴전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2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제시한 협상시한을 1시간 28분 앞두고 나온 발표였다. 이란 역시 2주간 휴전에 동의하면서 이 기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이란에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교량과 발전소 등 인프라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시한을 유예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 당일인 이날 오전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시한이 임박해 오며 협상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파키스탄이 시한 약 5시간 전 ‘2주 휴전 중재안’을 공개 제안한 뒤 분위기가 반전됐다. 백악관과 이란에서 ‘2주 휴전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결국 양측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
‘문명 파괴’까지 거론하며 고강도 압박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안을 받아들인 것은 확전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고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이어지면 국제 유가가 추가로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또 군사시설이 아닌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이용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란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는 11월 미 의회의 의석 구조를 결정할 중간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경제 충격이나 전쟁범죄 논란이 확산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란 역시 확전 부담과 경제적 타격 가능성을 고려해 휴전안을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인프라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군사시설 피해를 넘어 에너지·수출 기반까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으며 막대한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판과 외교적 고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앞으로 관건은 2주의 휴전 기간에 미국과 이란이 장기적인 전쟁 종식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로 중재국을 통한 간접협상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해 온 양 측은 직접 협상으로 전환하고 논의에 한층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이란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최소한의 신뢰 구축 조치와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접근을 이루게 된다면 휴전은 본격적인 종전 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협상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정상화와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 등과 관련한 합의 도출이다. 아울러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 이란의 안전 보장 및 전쟁 피해 배상 등이 논의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 방식 등을 둘러싼 양 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가시적인 성과 없이 ‘2주 휴전’이 종료된다면 미국은 다시 군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이란도 이에 맞서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