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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분위기 조성 동시에 병력 증강도… 이란 압박용과 지상전 가능성 놓고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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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 취임식에서 기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과 대화 중이라며 닷새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보류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 부통령과 국무장관도 협상에 관여한다며 사태 해결에 한껏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 육군 최정예 공수사단까지 동원해 중동 지역 병력 증강을 도모하면서 이르면 주말께 지상전 감행으로 급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선서식에 참석, 이란과의 협상에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란과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에너지와 관련한 중대 양보를 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그들(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고 오늘 도착했다. 막대한 금액의 가치가 있는 아주 큰 선물”이라면서 “핵에 대한 것은 아니고 석유·가스에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란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는 인상을 줄 법한 발언이었다.

협상의 실체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적합한 이들과 대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데 동의했으며 이란이 얼마나 간절히 합의를 원하는지 모를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는 마땅한 종전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장과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들과, 중동 지역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미 국방부는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의 3000명 규모 전투부대를 중동으로 보낼 계획이며 공식 파견 명령이 곧 내려질 것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은 육군의 긴급대응부대로, 고도의 전투준비 상태를 유지해 전 세계 어디든 24시간 이내에 배치가 가능하다. 작전 지역에 낙하산으로 강하해 비행장 등을 확보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이 중동에 배치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작전 선택지가 한층 넓어진다.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거나 이란의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할 수 있으며 이란의 농축 우라늄 확보 작전도 가능해진다. 게다가 일본에 주둔하던 상륙함 트리폴리함과 뉴올리언스함, 그리고 제31해병원정대 소속 2200명이 27일 미 중부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동 지역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들이 호르무즈 해협까지 당도하려면 며칠이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보류한 닷새가 27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미묘한 시점이다.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미 제11해병원정대도 파견 명령이 떨어져 몇 주 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닷새의 기한을 전후로 상황이 급변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중동 지역 미군 병력 증강은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지상전도 감행할 수 있는 고도의 준비태세로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 측을 밀어붙여 최대치를 얻어낼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좀 더 유리한 출구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갑자기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발전소 초토화를 위협하다가 불쑥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확 틀어버리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둘러싼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도 경계를 풀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장기전의 부담이 있지만 섣불리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에 호응했다가 또다시 크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는 우려 탓이다.

이란은 협상 진행을 공개적으로 부인했으나 중재자를 통해 미국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 언론 보도다. 일각에서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간 직접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요구 사이에 간극이 워낙 커서 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돌파구 마련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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