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시장 불안 美 경제도 부담
- “이란 항복 내가 판단” 종전 의지
대이란 전쟁의 종료 시점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를 내면서 ‘출구 전략’에 혼선을 겪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특히 1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가장 격렬한 공습”을 경고한 뒤 수도 테헤란과 호르무즈 해협 등 이란 전역에 공격을 퍼부어,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 파상 공세 후 ‘셀프 종전’을 선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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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부설하는 이란 해군 함정을 폭파했다며 10일(현지시간) 영상을 공개했다. 발사체가 함정에 명중하는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매우 곧(very soon) 끝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회견 1시간여 전 공화당 의원 모임에선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다소 다른 뉘앙스로 말했다. 또 사흘 전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4, 5주를 예상했지만 그보다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장기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런 메시지는 이날 또 조금 바뀌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그리고 이란이 완전하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때 전쟁이 종료될 것”이라고 했다.
하루 전 ‘매우 곧’ 끝낼 것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다. 다만, ‘이란의 항복’ 상태를 미국이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조기 종전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미국 언론은 2주 가까이 계속된 전쟁이 갈수록 복잡한 상황으로 번지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는 답변을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에서의 향후 행보를 두고 혼재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가 상승 등 세계 에너지 시장 불안이 확산하고,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종전을 원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방위산업 기반 파괴 등 초기 목표만 달성하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도 크다. 미국이 이란 전역을 대규모 폭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은 이날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수도 테헤란과 이슬람혁명수비대 군사학교 내 무기 연구개발 단지 등을 무차별 타격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지옥 같았다”며 개전 후 가장 심각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폭파했다. 관련 영상도 공개했다. 앞서 이란이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징후가 포착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등 주한미군 방공 자산을 중동으로 반출한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