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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거리에서 리얄화 가치 폭락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도중 차량이 불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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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넘게 이어지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 당국이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6000명이 넘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는 등 이란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16일째인 12일(현지시간)까지 시위대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IHR은 “직접 확인한 사망 사례만 집계한 수치로, 일부 추산으로는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당국이 지난 8일 저녁부터 인터넷·통신망을 끊고 스타링크마저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실제 피해 규모가 확인한 수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일부 시신에 근접 조준사격 흔적이 남아 즉결처형 수준의 진압이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악화하는 이란 상황에 미국은 외교를 최우선 해결책으로 하겠다면서도 군사행동 가능성을 연일 내비쳤다.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외교는 항상 대통령의 첫 번째 선택”이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군사 옵션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이란은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경제 제재 카드도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 하는 모든 거래에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란은 미국 측과 대화를 시도한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지난 주말에 연락해 소통했다. 또한 아라그치 장관은 아랍권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위협이나 명령이 없다면 이란은 미국과 핵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핵 협상에 나설 테니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군사적 타격을 재고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 전역으로 번지는 이번 반정부 시위는 3년여 전 ‘히잡 시위’ 이후 최대 규모 봉기로, 물가 폭등에 따른 경제난으로 촉발됐다. 이란 정부는 반미친중 기조 속 핵 개발에 몰두했고, 미국이 경제 제재를 계속하자 국민소득은 반토막 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작년 이스라엘 미국과의 ‘12일 전쟁’ 피해가 겹치면서 리얄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는 치솟아 민생이 파탄난 것이 이번 시위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민생위기 해결을 넘어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는 등 과거 반정부 시위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세워진 현재 신정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