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민들이 2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금요일 기도를 마친 후 반 이스라엘 저항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2주 시한’을 제시하며 핵포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란측에서 “농축 핵물질을 이미 옮겨놔 찾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서방사회가 핵협상에서 이란의 조건을 받아들일지 핵물질 추적에 오랜 시간을 들일지 양자택일이 힘든 상황을 만들어 압박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성인 모센 레자에이는 2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TV 인터뷰에서 “모든 농축 물질은 (이스라엘의 공격 전에) 옮겨진 상태이며, 안전한 장소에 있다”면서 이란은 이후에도 핵물질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 휴전에 합의하는 것은 약해진 적이 재정비할 수 있게 해줄 뿐”이며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시한’을 제시한 와중에 나온 것이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서방을 ‘딜레마’에 빠트리려는 전략을 구사 중이라고 진단했다. ISW는 “핵 협상에서 이란의 조건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이란의 숨겨진 핵 물질을 찾기 위해 길고 어려운 추적을 해야만 할 위험을 감수할지 선택하라는 딜레마를 미국과 국제사회에 던져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ISW는 그러면서 “이 딜레마는 이란의 핵 계획이 파괴되지 않도록 할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라며 이란은 이를 통해 핵 농축을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을 합의에서 관철하거나, 혹은 이란의 핵 물질을 숨겨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핵 물질 파괴 노력을 더 어렵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은 향후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에 대한 “권리”를 지키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이스라엘,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들은 이런 요구에 여전히 ‘불가’ 입장을 고수해 대화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