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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하는 인류의 진보, 디지털로 대체 안 돼…엑스포 아직 유효하다

  • 한승욱 일본 긴키대학교 건축학부 준교수
  •  |   입력 : 2025-05-15 19:36:29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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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사카 엑스포 준비 과정과 개장 초기의 미숙한 운영은 언론이 전한 것처럼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1250억 엔에서 2350억 엔으로 건설비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메시마의 지반 취약성으로 인한 공사기간 지연,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참가국과의 조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장애물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접한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에 거대한 물리적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막대한 비용이 교육이나 복지에 쓰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과 행사 후 시설 활용 문제나 환경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그래서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엑스포라는 형식 자체가 더 구시대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엑스포는 현대적 의미를 가진다. 1851년 런던 ‘만국산업박람회’에서 시작한 엑스포는 170년이 넘는 역사를 거치며 인류의 진보를 가늠하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미래 사회를 체감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장인 셈이다. 과거 엑스포에서는 전화기 엘리베이터 자기부상열차 같은 새로운 기술이 소개 되었고, 파리의 에펠탑이나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과 같은 인상적인 랜드마크가 만들어졌다. 지금 박람회장에서는 자율주행차와 드론,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같은 차세대 모빌리티가 실증실험으로 등장하여 실제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150개국 이상이 참가하여 각국이 문화와 기술을 융합한 파빌리온을 선보인다. 디지털로는 대체할 수 없는 우연한 만남과 새로운 영감이 생겨난다. 현대 엑스포의 진정한 의미는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디지털로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충돌과 공감의 장을 만드는 것”에 있다. 이것이 100년 전 엑스포와는 다른, 현대만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가치가 투자에 비해 충분한지는 개최국과 참가자들의 의지와 실행력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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