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전까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지만 첫 투표부터 두드러진 표를 얻었고, 이후 선출 과정에서 신속하게 지지세를 결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콘클라베에 참여한 10여 명의 추기경과 바티칸 교황청 관계자의 증언을 토대로 베일에 가려졌던, 교황 레오 14세의 선출 과정을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지난 7일 오후 7시30분께 첫 투표를 시작됐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 시간은 오후 9시께였다. 한국인 성직자로는 유일하게 콘클라베에 참여한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은 “첫 투표에서 몇 분이 두드러지게 표를 얻었다”고 전했다. NYT는 첫 투표에서 파롤린 추기경과 페테르 에르되(헝가리) 추기경,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두드러진 표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 서열 2위인 국무원장으로서 유력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출신국인 이탈리아 추기경들에게서 일치된 지지를 얻지 못했다. 페테르 추기경은 보수 성향 추기경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중 임명된 추기경이 다수여서 추가로 표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추기경단의 이목은 첫 투표에서 두드러진 표를 얻은 남은 후보자인 프레보스트 추기경에게 쏠렸다. 그는 페루에서 오랜 세월 사목했고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라틴아메리카 교황청 위원회 수장을 거쳤다는 점에서 남미 지역 추기경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었다.
유흥식 추기경은 “두 번째 투표에서 더 좁혀지고, 세 번째 투표에서 확실히 더 좁혀졌다”며 “네 번째 투표에서는 (레오 14세 쪽으로) 표가 확 쏠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교황 선출에 필요한 89표를 확보한 순간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