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복무 중 항공분야 지식 쌓아
- 작년 취임 뒤 ‘블루 고스트’ 발사
- NASA 10개 장비 가동 세계 주목
“많은 한국계 미국인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들었지만, 저는 한 번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삶에는 끌려본 적이 없습니다. 늘 개척자(trailblazer)가 되고 싶었죠.”
제이슨 김(47·사진)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이렇게 밝혔다. 파이어플라이는 이달 초 민간기업으로는 무인 탐사선의 달 착륙을 완벽하게 성공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인류의 우주 개척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미국 기업의 수장이 한인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월 15일 지구에서 발사된 파이어플라이의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는 한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궤도를 비행하고 이달 2일 달 앞면의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위난의 바다)에 착륙했다. 이후 태양 빛을 받아 충전이 가능한 ‘달의 낮’ 346시간 동안 100% 성능을 발휘하며 작동했고, 완전히 어두워진 달의 밤(lunar night)을 맞아서도 약 5시간 더 작동해 14일을 넘긴 뒤 지난 16일 임무 수행을 종료했다. 블루 고스트는 달 표면에서 민간 우주선으로는 역대 가장 긴 시간 동안 작동하면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첨단기술 장비 10개를 모두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그는 세계 항공우주 업계의 중요 인사로 떠올랐지만 처음부터 우주기업 CEO를 목표한 것은 아니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이민 1세대인 부모에게서 근면함과 생산적인 삶의 자세를 물려받았다고 했다.
이런 가르침에 따라 그는 세상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어린 시절 전투기 조종사를 꿈꿨고, 우수한 성적으로 미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시력 문제로 결국 파일럿이 될 수 없었고 대신 전기공학 분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에 끌렸고, 사물의 작동 원리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공군 장교로 7년여간 복무하며 무인 항공기, 정찰기, 위성, 로켓, 지상 시스템 등 항공 분야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은 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에서 기업 경영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이후 노스럽 그러먼 등 거대 항공방산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뒤 소형 인공위성을 만드는 스타트업 ‘밀레니엄 스페이스 시스템스’ CEO를 맡아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이 회사는 보잉에 인수됐고, 그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눈여겨본 파이어플라이 이사회가 지난해 기존 CEO를 경질하고 그를 영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