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빈사…헤즈볼라도 타격
- ‘저항의 축’ 구심점 이란 딜레마
- 강경파 “선공을” 온건파 “미끼다”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세력을 제압하면서 이란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중동 질서가 재편되는 분위기지만 진퇴양난에 몰린 맹주 이란은 뚜렷한 반격 카드가 없어 속만 태우는 형국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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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냐후(왼쪽), 하메네이 |
30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과 이란 대리 세력의 분쟁은 이스라엘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를 1년 전쟁 끝에 빈사 상태에 빠뜨렸다. 이어 하마스 지원을 명분으로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에서 도발을 이어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무차별 폭격을 퍼부어 위기로 몰았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통신체계를 초토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사일을 숨겨둔 레바논 전역의 무기고를 파괴하고 있다. 헤즈볼라 수뇌부를 제거할 목적으로 참수작전에 들어가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까지 죽였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을 궤멸시킬 수 있다는 군사적 우위를 강조하는 행보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나스랄라를 죽인 뒤 “지역 내 힘의 균형을 수년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수십 년 동안 구축한 군사 네트워크가 급속도로 약화하는 상황에서 상당한 혼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나스랄라 피살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란 당국자들의 말을 전했다.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는 이스라엘 보복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강경파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선을 이란으로까지 옮겨오기 전에 이스라엘을 타격해 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저항의 축’ 구성원들이 당하는 굴욕을 구심점인 이란이 방치하면 네트워크 운용 동력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하지만 온건파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미끼를 물어 전쟁에 말려들면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로 고립된 경제가 전쟁으로 치명상을 입으면 체제 존립마저 위협받는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온건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음모를 거론하며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문제는 이란의 최종결정권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이런 딜레마 속에서 해법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이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저항군의 운전대를 잡고 이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헤즈볼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지역 전문가들은 이란이 헤즈볼라에 대응을 떠맡긴 것이며, 이란이 처한 상황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에 군사적 대응을 못 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국제정치 전문가 발리 나스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 정부 내 분위기는 이스라엘의 미끼를 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