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건 없는 인질 석방도 담아
- 실질적 제재 가능성 낮지만
- 이스라엘 국제 위상에 타격
- 네타냐후, 대표단 美파견 취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전쟁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처음으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즉각적인 평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스라엘이 고립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미국은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을 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을 포함한 선출직 비상임 이사국 10개국을 의미하는 ‘E10’(Elected 10)이 공동으로 제안했다. 결의에는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분쟁 당사자의 존중하에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담았다. 안보리가 가자 지구 전쟁과 관련해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의 최우방이자 안보 동맹국인 미국의 기권으로 가능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후 추진됐던 안보리의 휴전 요구 또는 촉구 결의안에 세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곧바로 결의에 대한 구속력 여부가 논란이 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구속력이 없다’고 규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가세했다. 유엔 헌장 25조는 모든 회원국이 유엔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학계에선 모든 결의가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지, 아니면 유엔의 무력 사용 원칙 등을 규정한 유엔 헌장 제7장에 따른 강제 조처만 구속력을 갖는지를 놓고 오랜 학설 대립이 있었는데, 미국은 후자의 입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구속력 여부와 맞물려 해당 대상국에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당장 평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한 것에 반발해 이번 주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던 결정을 취소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극우 연정에 속하지 않은 정부 내 주요 인사들도 안보리 결의를 성토했다.
하마스도 성명에서 포괄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진정한 수감자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협상 중재국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안보리 결의를 통해 이스라엘이 국제 무대에서 거의 ‘완전한 고립’에 빠졌다고 짚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상징적인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입장 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조가 바뀐 것은 가자 지구 내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 감지된 중동 정책에 대한 지지층의 반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