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인 20일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처리시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방류 시기에 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오는 22일 개시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에서 전날 귀국한 기시다 총리가 이날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비롯한 방류설비를 시찰했다.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방류 설비를 살펴본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방류 전 최종 결정권자가 마지막 점검 차 원전 오염수 처리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 “안전성 확보와 소문(풍평) 대책의 대응 상황을 정부 전체가 확인해 판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는 것은 삼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총리와 면담에서 소문 대책과 배상 문제 등을 총괄할 사장 직할 프로젝트팀을 설치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는 “이르면 21일 총리 관저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을 비롯한 어업인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오염수 방류가)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되도록 억제한다는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가 (방류 시기를) 판단해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류시설을 점검하고 어민과 만나는 행보를 마친 뒤 22일께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상 등과 각료회의를 열어 방류 시작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방류 시기는 이달 말이 유력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이달 하순을 축으로 검토해 방류 시기를 최종 판단한다는 의향”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점검 결과를 신뢰한다”고 발언한 점을 부각하면서 “한국에서 방류 반대 여론이 강해,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배려한다는 측면에서 개별회담 중 ‘처리수’를 화제로 올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일본 측에 원전 오염수를 증기로 바꿔 대기에 방출하는 방안 검토를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