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발 리먼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총 11종의 비구이위안 관련 채권 거래가 14일부터 중단됐다. 채권 총액은 157억200만 위안(약 2조870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만기가 가장 이른 것은 내달 2일 자인 비구이위안 사모채권이다. 이날 오후 4시5분 기준 홍콩 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주가는 전장 대비 16.33% 급락,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비구이위안이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헝다그룹처럼 디폴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원양집단(시노오션)도 2024년 만기 예정인 금리 6% 어음 2094만 달러(약 279억 원)를 상환하지 못해 거래가 중단됐다며, 비구이위안 사태 여파로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도 잇달아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파장은 중국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했다.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은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보홀딩스 난두물업 셴헝인터내셔널 등 3개 사에 대해 만기가 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다”고 전했다. 이번 부동산발 위기는 디플레이션 조짐 등 빨간불이 켜진 중국 경제에 또다른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