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해리 왕자가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처럼 파파라치로부터 자동차 추격을 당했다. 외신들은 즉각 다이애나비의 비극을 꺼내 파파라치의 도 넘는 행동을 비난했다.

영국 해리 왕자와 아내 메건 마클이 지난해 7월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넬슨 만델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밤 파파라치의 재앙에 가까운 자동차 추격을 겪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가 탄 차에는 부인 메건 마클과 장모 도리아 라글랜드가 함께 있었다.

파파라치의 자동차 추격은 2시간 넘게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다른 운전자와 행인 경찰관 등과 충돌할 뻔했다. 파파라치들이 보도에서 차를 운전하거나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번 일은 뉴욕 미즈 재단의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 참석 후 벌어졌다. 마클은 이날 상을 받았고 여성들에게 평등을 위해 싸우라는 메시지 등을 전했다.

이후 밤 9시50분께 해리 왕자 일행이 숙소로 향했다. 당시 사설 경호팀의 SUV 차량에 타고 있었고, 뉴욕경찰이 경호 지원했다. 그러나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당했다.

해리 왕자 일행은 자동차 전용도로로 우회하는 등 1시간가량 도망갔지만 파파라치들의 추격은 계속됐고 결국 인근 경찰서로 피신했다.

이후 경찰이 잡아 준 택시에 올라 숙소로 향했지만, 다시 파파라치들에게 쫓겼다. 택시 기사 수크찬 싱은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해리 왕자 부부를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리 왕자 일행이) 목적지를 말하기도 전에 파파라치들이 쫓아와 사진을 찍는 바람에 경찰서로 다시 돌아가달라고 했다”며 “그들은 내내 우리를 쫓았다”고 말했다.

뉴욕경찰 측은 “그들의 이동을 위험하게 만든 다수의 사진기자가 있었다”면서도 “해리 왕자 부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에 관한 충돌, 소환, 부상, 체포 보고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파파라치 자동차 추격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비가 지난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을 떠올리게 하는 민감한 이슈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이 언론의 사생활 침범 탓이라며 분노를 표해왔다.

해리 왕자는 배우 출신 아내 마클과 관련해서도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영국 타블로이드지 3곳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해리 왕자는 영국 체류 중에 비용을 내고 경찰 특별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영국 정부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다만 뉴욕경찰과 택시 기사는 해리 왕자 측이 묘사한 것처럼 위험하거나 극적인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외신 등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