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5.00~5.25%로 오른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 인상 중단이 나올 것이라 분석했지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동결과 관련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1.50~1.75%포인트로 더 벌어져 우리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진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3일 발언하는 모습을 미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가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4.75∼5.00%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0회 연속 금리 인상으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을 내세웠다. 다만 일부 은행 파산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에는 미국 은행 시스템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이날 금리 인상 발표는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 대응이 최우선 과제라는 연준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금리 동결과 관련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한 추가 정책 강화가 적절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 연준은 통화정책의 누적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경제적·재정적 상황의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의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 대신 들어간 것으로, 향후 금리 동결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다.

외신들은 추가 인상이 없으리라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더는 금리 인상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고, 로이터통신은 “추가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동결에 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5.25%까지 오르면서 한국과의 금리 차도 최고 1.75% 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져 자본 유출 등에 따른 한국 경제 피해도 우려된다.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예정된 상반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