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북유럽 발트해의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에서 가스가 유출되는 모습을 덴마크의 보른홀름섬에서 발진한 F-16 전투기가 촬영한 사진. 덴마크 방위사령부 제공 AP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직수출하는 데 사용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에 친(親) 우크라이나 세력이 연관됐다는 미국 정부 보고서가 작성된 것을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같이 밝혔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는 작년 9월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서 발생했으며,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됐다.

폭발 배후는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애초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로 의심했다. 우크라이나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반대했고, 유럽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가 결국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도 의심을 받았다.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측도 공격관여설을 부인했다.

보도를 보면 미국이 입수한 정보에서 배후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세력’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적’이라고 표현됐다. 구체적인 단체명은 적시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 미국이나 영국도 폭발에 관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폭발을 실행한 인물은 우크라이나 국적자나 러시아 국적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보도를 두고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 등 서방국이 러시아에 타격을 주기 위해 가스관 폭파 공작을 벌인 것 아니냐며 의심한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의 탐사전문 기자 세이무어 허시가 가스관을 미국 정부가 터트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가스관 공격의 장본인들이 관심을 돌리려고 만들어낸 보도로, 조율된 내용 같다”며 노르트스트림 지분을 가진 국가들이 진상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