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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도 못 이긴 ‘진흙땅’…우크라이나전 변수로

최대 격전지된 바흐무트 전선, 날씨 풀리며 도로·평원 진창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3-02-28 19:15:05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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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 군용차량 통행 어려워져
- 전문가 “러시아에 유리할수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 전선이 진창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봄비가 내리면서 얼어붙었던 땅이 진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쟁사에서 진창은 공격 측에 불리하게 작용했는데, 참호전이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에 유리하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전구의 ‘2S19 Msta’ 자주포와 ‘2S5 Giatsint-S’ 곡사포가 우크라이나 목표물을 향해 포를 쏘고 있다. 러시아군은 5~6발을 발사하고 이동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흐무트를 비롯한 동부 도네츠크주 일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은 진흙 구덩이가 된 참호에 몸을 숨긴 채 격전을 치르고 있다.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진 데다 비까지 내려 땅이 물러졌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실제로 다수의 군용차량이 진흙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게 된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진창은 이번 전쟁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대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비포장도로와 평원이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해 통행이 힘들어진다. 이런 현상은 러시아어로 ‘라스푸티차’, 우크라이나어로는 ‘베즈도리자’로 불리는데, 1812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러시아 원정과 1941년 아돌프 히틀러의 소련 침공을 좌절시킨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는 등 그동안의 전쟁사에서 공격 측에 불리하게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그동안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상대로 우월한 기동력과 정보력을 앞세워 ‘치고 빠지기’ 전술을 구사해 왔는데, 라스푸티차로 기동력을 상실하면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러시아군은 서서히 전선을 밀어내며 바흐무트를 포위하려 시도하고 있다.

서방 정보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은 바흐무트 전선의 러시아군이 엄청난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보지만,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북쪽과 남쪽에서 느리지만 확실하게 전선을 밀어붙이며 우크라이나군을 시내에 고립시키려 시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 전체를 장악하기 위한 교두보로 여겨진다. 바흐무트를 손에 넣으면 러시아 입장에선 반년여 만에 최대의 군사적 성과가 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부분 동원령을 내려 소집한 예비군 수십만 명이 최근 전력화되면서 동부 전선 곳곳에서 공세를 강화해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바흐무트의 전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은 우리 위치를 무장하고 방어하는 데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끊임없이 파괴하고 있다. 바흐무트 주변 지역을 지키는 우리 병사들은 진정한 영웅들이다”고 말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 지 일주일만이다.

옐런 재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 정부가 할당한 99억 달러의 예산 중 12억5000만 달러를 우선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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