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수위가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 이날 마무리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맹비난 했던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지 주목된다.

사진. 연합뉴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32분께부터 11시 59분께까지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SRBM 4발을 발사했다. 미사일 고도는 20㎞에 비행거리는 130㎞로 탐지됐다.

동림은 중국 단둥에서 약 20㎞ 거리에 있는 북중 접경 지역이다. 북한이 북쪽 지역에서 서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33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것이 언론에 공개됐다. 특히 최근 나흘 중 사흘간 미사일을 발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오전 7시 40분께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이어 오전 8시 39분께에는 SRBM 두 발을 발사했다. 오후 9시 35분에도 액체연료 계열 구형 미사일로 추정되는 SRBM 3발을 쏘았다.

지난 2일에는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미사일 총 25발 가량을 퍼부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넘은 일부 미사일은 강원 원산에서 발사돼 울릉도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사진. 연합뉴스

북한은 이날 끝난 ‘비질런트 스톰’을 빌미로 도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미국과 괴뢰들은 우리의 자위적인 대응조치들을 구실로 련합공중훈련을 연기함으로써 저들의 북침전쟁기도를 더욱 로골적으로 드러내놓았다”고 비난했다.

비질런트 스톰은 애초 4일까지였으나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면서 한미가 전격적으로 하루 연장을 결정했다. 그러자 북한은 구형 미사일을 포함해 최소 30발 이상 미사일을 쏘아댔고, 한미에 위협적이지는 않아도 무력 시위 성격이 짙은 군용기 집단 비행도 감행했다.

비질런트 스톰은 평양 중심부가 포함된 북한 핵심 표적 수백 개를 단번에 타격할 수 있도록 전투기 각각에 임무를 부여하는 공중임무명령서(Pre-ATO)를 적용해 표적 탐지와 공중 침투를 연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질런트 스톰의 대미는 미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장식했다. 군에 따르면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5일 오후 한반도로 날아와 훈련에 합류했다.

B-1B는 북한 6차 핵실험 이후인 2017년 12월 항공기 260여대가 동원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도 참여한 바 있다. B-1B는 최고 속도 마하 1.25(음속 1.25배)로 비행하며 전략폭격기 중에서도 가장 많은 편인 60t 가까운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강조하면서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독일 뮌스터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과 위험스러운 행동에 직면해 있다”며 “우린 이런 행동에 직면해 한국과는 물론이고 (일본과) 완전히 단결돼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도발은 한국, 일본 안보에 대한 우리의 절대적인 약속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적절하게 방어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례 없는 수많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히 우려한다”면서 “우리는 그런 위협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