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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자국민 5명 희생된 이란 “한국 정부 현장 통제했어야”

외국 정부 안전관리 이례적 공개 비판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11-01 19:51:09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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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문제 비화우려… 韓 “부적절 언급”
- 美 하원 의원 조카도 희생자 명단에

이란이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다수의 외국인도 사상자에 포함돼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모양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이번 사고로 이란인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 정부가 관리 방법을 알았다면 (핼러윈) 행사 관리를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가 체계적인 계획으로 부상자 문제를 비롯한 상황 대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란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외국 정부가 참사를 두고 한국 측의 관리 부실을 비판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안전관리 부재를 지적한 주요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참사 직후 AP통신은 “사고는 느슨한 안전기준과 규제 실패를 드러냈다. (2014년 세월호) 페리 참사 이후 정부 당국자들이 공공 안전기준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을 꼬집으며 “세월호 때와 마찬가지로 관료집단이 젊은이의 기대를 저버리고, 피할 수 있던 비극적 사건을 거의 상상할 수 없는 규모로 불렀다”고 평가했다.

이란 측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28일 한국 외교부가 이란 정부의 ‘히잡 시위’ 강경 진압을 지적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란 정부의 비판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러한 언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향후 각별한 주의를 강력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 측이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언급이 기사화된 것이라고 해명했다”면서 “이란 정부는 이번 이태원 사고에 대한 위로와 후속 조치 관련 협조 의지를 재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사망자의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전해졌다. 이번 참사로 숨진 미국인 앤 마리 기스케는 미 연방하원의원의 조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하원의원은 31일 성명을 내고 “우리 가족은 조카딸인 앤 마리 기스케의 사망을 슬퍼하고 있다. 그는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1일 이번 참사로 숨진 크리스티나 가르데르와 연해주 출신 율리아나 박은 평소 한국 문화를 사랑해 동경하던 서울로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연해주 출신의 옥사나 김도 참사 발생 당시 군중 한가운데 있다가 희생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체 사망자 156명 중 외국인은 이란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14개국 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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